식사 시간이 되면 보호자 바로 옆이나 식탁 아래에서 간절한 눈빛으로 보호자를 쳐다보는 반려견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보호자들은 그런 눈빛을 외면해야 하지만 여전히 많은 경우 식탁 위의 음식을 실수인 척 떨어뜨리기도 하고, 일부 보호자는 식사 시간마다 자신의 음식을 반려견과 공유하곤 한다. 그러나 일부 식품은 인간에게 이롭지만 반려견에게는 해를 끼치고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 중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몇 가지 먹이지 말아야 하는 식품을 알아보자.
1. 초콜릿 (카카오)
초콜릿은 카카오의 함량이 높을수록 반려견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을 정도의 독으로 작용한다. 카카오에는 퓨린알칼로이드(Purinalkaloid)인 테오브로민(Theobromin)이 함유되어 있다. 테오브로민은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끼쳐 경련을 일으키고 혈액순환에 부정적인 작용을 일으켜 심장에 무리가 가고 설사와 구토의 증상을 보일 수 있으며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을 계속 마시는 행동이 관찰된다.
2. 양파와 마늘
양파와 마늘은 이황화알릴프로필(Allylpropyldisulfide)이라는 성분을 지니고 있는데 이는 반려견의 적혈구를 파괴하여 빈혈을 일으키는 역할을 한다.
3. 커피, 차 그리고 에너지 드링크 등 카페인을 함유한 음료
카페인은 혈압을 상승시키고 맥박이 빨리 뛰고 혈관을 좁힐 뿐만 아니라 중추신경계의 반응속도에 영향을 끼친다. 카페인중독일 경우에 반려견은 안절부절 못하며, 경련을 일으키고 벌벌 떨며 열이 오르고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진다. 그 외 구토, 설사 그리고 갈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4. 우유 및 유제품류
우유에는 많은 유당(락토즈ㆍLactose)이 내포되어 있는데 대부분의 반려견은 유당을 소화시키지 못하고 설사증상을 보인다. 따라서 유당이 없는 우유나 유제품류 외에는 먹이지 않는 것이 최선이며 얼만큼의 양을 먹일 것인지는 담당 수의사와 상담 후에 결정하는 것이 좋다.
5. 알코올
반려견의 경우 사람과 달리 알코올을 분해할 수 있는 효소가 거의 없으며 소량에도 구토, 호흡곤란, 의식불명 상태를 거쳐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다.
6. 포도 및 건포도
반려견이 포도와 건포도를 먹을 경우 설사와 구토에 시달리고 심할 경우에는 신부전증에 걸릴 수도 있다.
7. 견과류
견과류는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신장에 손상을 입힐 수 있는 인(Phosphor)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또한 견과류는 많은 양의 식물성 기름을 내포하고 있는데 반려견에게는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소화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8. 생돼지고기
생돼지고기에는 60도 이상의 온도에서만 파괴되는 바이러스(Suid herpesvirus 1)가 존재할 수 있으며 이 바이러스는 오제스키(Aujetzky)질병을 유발한다. 이 질병은 중추신경계에 염증이 생기고 심각한 간지러움, 경련, 마비, 의식불명의 증상을 보이다가 1주일 이내에 죽음에 이르게 된다.
9. 생선, 닭, 소의 갈비뼈 등 각종 동물의 뼈
부서질 때 날카로운 형태를 띠는 동물의 뼈는 구강 내 상처 및 내부기관에 크고 작은 상처를 낼 수 있으며 심각한 경우 천공이 일어나 사망할 수 있다.
10. 자일리톨
자일리톨은 반려견의 인슐린 체계에 강한 영향을 끼쳐 급격한 저혈당을 일으킬 수 있으며 많은 양은 간손상도 일으킬 수 있다.
11. 아보카도
아보카도는 퍼신(Persin)이라는 성분을 갖고 있는데 사람의 경우 인체 내 분해가 되고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나 반려견에게는 설사와 구토 증상을 동반한 위장장애로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이혜원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정책국장(수의학박사ㆍ유럽수의임상행동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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