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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정보 보안 등 '윤리경영 3대 원칙' 어기면 무관용

입력
2015.06.0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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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합 금지' '협력사와 투명 거래'

임직원·최고경영자도 예외 없어

작년 두번째 윤리경영대상 받아

봉평 특산물 홍보 등 사회공헌도

'현대카드 봉평장 프로젝트'에 참여한 현대카드 구내식당 요리사(오른쪽)가 봉평의 특산물인 메밀을 이용해 직접 개발한 메밀전을 부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현대카드 봉평장 프로젝트'에 참여한 현대카드 구내식당 요리사(오른쪽)가 봉평의 특산물인 메밀을 이용해 직접 개발한 메밀전을 부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현대카드 직원이라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반드시 지켜야 하는 세 가지 원칙이 있다. 고객정보 보안, 담합 금지, 그리고 협력업체와의 거래 투명성이다. 이 세 가지를 어긴 직원에게는 그가 어떤 직급의 어떤 직무를 맡고 있건 ‘무(無)관용’ 의 엄격한 제재가 가해진다. 회사 직원들이 ‘3대 무관용 정책’이라 부를 정도다.

일례로 몇 년 전에 한 부서의 팀장이 팀원들과 함께 협력업체의 접대를 받은 사실이 발각돼 해당 팀 자체가 해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접대를 받은 팀장은 곧바로 면직됐고 팀원들도 개별로 고의성 여부 등을 따져 각각 징계를 받았다. 내부적인 사건사고에 쉬쉬하며 감추기 바쁜 여타 회사들과는 달리 회사가 정한 원칙을 어긴 것에 한해서는 그에 맞는 합당한 제재를 가한 것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당시만 해도 회사가 고속 성장했던 시기라 몸집이 커져 팀이 새로 생기는 경우는 많아도 해체되는 일은 없었다”며 “그만큼 세 가지 원칙에 한해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관용을 보이지 않겠다는 회사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을 상대로 금융업을 하는 만큼 윤리적인 경영을 하겠다는 현대카드의 의지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3대 무관용 정책’은 일반 직원들뿐만 아니라 임원, 심지어 최고경영자(CEO)에까지 적용된다. 이를 위해 촘촘한 내ㆍ외부 감사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회사규정 및 기업문화를 잘 알고 있는 과장급 이상의 직원이 임직원들의 고충을 해결해주거나 제보를 받는 ‘옴부즈인’ 제도가 대표적이다. 사내 직원에게 말하기 어려운 부분들이라면 ‘사이버 감사실’을 이용할 수 있고, 또 외부 변호사에게 의뢰하는 ‘외부제보 핫라인’ 제도까지 구축하고 있다. 특히 외부제보 핫라인의 경우 내부 직원뿐 아니라 현대카드를 이용하는 고객들도 동참할 수 있어 참여도가 높은 편이다.

핫라인을 통해 들어오는 제보 및 고발 중에는 현대카드 본사와 관련된 것도 있지만 협력업체의 규정위반 사례, 정보유출 사례 등과 관련된 것들도 있다. 이에 현대카드는 협력업체에게‘협력업체 웰컴 키트(Welcome Kit)’를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웰컴 키트는 현대카드의 윤리경영 관련 정책들을 설명하고 이에 동참해줄 것을 독려하는 ‘파트너십 가이드라인’ 등으로 구성돼 있다. 파트너십 가이드라인은 공무원 뇌물 제공 금지, 직원들 간 상호존중, 선물접대 금지 등의 내용설명을 담고 있다.

2014년 열린 윤리경영 'UCC 공모전' 대상작품 '개념을 여시오'의 주요 장면. 현대카드 제공
2014년 열린 윤리경영 'UCC 공모전' 대상작품 '개념을 여시오'의 주요 장면. 현대카드 제공

3대 무관용 원칙 중 하나인 고객정보 보호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카드는 금융소비자보호모범규준에 따라 금융소비보호가 왜 필요한지, 감독정책은 어떤 내용인지, 사내 보호체계는 어떻게 설계돼 있는지 등에 대한 임직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정보보호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민원처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고객만족(CS) 혁신’도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소비자 응대 스크립트를 간소화하고 자동응답시스템(ARS) 프로세스 등을 개선했다. 그 결과 민원이 가장 많이 몰리는 콜센터 이용 소비자와 상담원의 만족도를 동시에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 이런 엄격한 감사ㆍ교육 시스템이 작동하면 직원들로선 상당한 부담을 느끼기 마련. 그럼에도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따르는 데는 현대카드 재치있는 발상이 톡톡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임직원들이 윤리경영이라는 개념을 보다 가깝게 느끼고 쉽게 따를 수 있도록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작년 6월에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 공모전을 개최했다. 당시 대상을 받은 작품 ‘개념을 여시오’는 올바른 회식문화 및 협력업체와의 투명한 거래 등을 재미있게 그려내 임직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회사생활 중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드라마 형식으로 제작해 배포하는 ‘리마인드 캠페인’도 실시했다.

윤리경영을 사수하기 위한 현대카드의 이 같은 노력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2011년에 이어 작년에도 ‘한국윤리경영대상’을 수상한 것. 당시 박우성 심사위원장(경희대학교 교수)은 “현대카드의 시스템과 제도, 문화는 글로벌 기업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엔 차별화된 사회공헌활동의 역할도 컸다. 눈에 띄는 게 ‘현대카드 봉평장 프로젝트’다. 이는 현대카드가 강원도청과 함께 2013년부터 1년 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탄생시킨 것으로, 봉평의 대표 특산물인 메밀을 소재로 메밀호떡, 메밀피자 등을 개발하고 새로운 기념품을 제작하는 등 맞춤형 마케팅을 실시했다. 그 결과 봉평장은 평균매출이 30% 이상 늘었다. 이는 전통시장 성공 사례로 분류돼 국내 다른 전통시장들이 쉽게 벤치마크 할 수 있도록 ‘2014 창조경제박람회’에 전시되기도 했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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