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tyle="margin: 0cm 0cm 0pt;">[한국스포츠경제=김지섭] '도와주세요.'
kt 안방마님 장성우(25)가 헬멧에 새긴 문구다. 무엇을 도와달라는 것인지,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지 알쏭달쏭하다. 알고 보면 이유는 단순하다. 장성우는 "야구를 잘하려면 실력도 중요하지만 행운도 필요하다"며 "많은 운이 좀 따라줬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적었다"고 웃어 보였다.
최근 그를 보면 '도와달라'는 말이 필요 없을 것 같다. 무시무시한 타격 감으로 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장성우는 지난달 2일 트레이드로 롯데를 떠나 새 유니폼을 입은 후 물 만난 고기처럼 최고의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적 후 첫 10경기에서 부담 탓인지 7개 밖에 안타를 치지 못해 시즌 타율은 0.221로 뚝 떨어졌지만 금세 적응을 마쳤다. 지난달 24일 수원 한화전에서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4안타를 몰아치는 등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472(36타수 17안타) 3홈런 13타점을 기록했다. 차츰차츰 오르던 시즌 타율도 3일 현재 0.308까지 끌어올렸다. 방망이뿐만 아니라 포수의 중요한 임무인 투수 리드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
장성우는 "황병일, 이숭용 코치님이 많은 도움을 줬다"며 "또 수원에 혼자 살고 있어 야구장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많다. 이런 부분들이 좋은 타격으로 이어지는 거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어 "아직 모르는 선수들도 있지만 팀 적응은 이제 다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적 첫 경기부터 투수나 사인 등 파악이 되지 않은 채로 선발 포수 마스크를 썼던 그는 손목 통증 탓에 잠깐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포수로 나가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더그아웃에서 그라운드를 계속 응시하며 투수들의 성향을 파악했다.
장성우는 "손을 다쳐서 지명타자로 뛸 때 투수들을 많이 지켜본 게 도움 됐다"면서 "잘 모르는 상태로 나가 실패를 경험하는 것보다 밖에서 공부를 했던 것이 득으로 작용했다"고 돌이켜봤다. 또한 "투수는 후배들이 많아 '내가 하는 대로 따라와 달라', '편하게 던져라'는 말을 해준다"고 설명했다.
명포수 조련가 조범현 kt 감독이 향후 10년을 책임질 핵심 전력으로 꼽은 장성우는 올해 마침내 '만년 기대주' 꼬리표를 뗄 기회를 잡았다. 조 감독 역시 "부족한 것도 있지만 잘하고 있다"며 제자의 성장에 흡족해했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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