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편일률적 공급 면적 벗어나 74㎡ 79㎡등에 청약 몰려
발코니 확장에 자투리 활용하면, 중형 못지 않은 공간 연출 가능
분양가 3.3㎡당 따져 봤을 때 더 비쌀 수도 있어 잘 살펴봐야
▦틈새평형 고를 땐 꼭 따져보세요
-3.3㎡ 당 분양가가 보편적인 평형과 비교해 비싸지 않은가.
-공간활용에 좋은 정방형(사각형) 구조인가.
-해당 단지의 주력평형이 아닐 경우 환금성에 문제. 혹시 일부 평형은 아닌가.
건설사들이 소형(전용면적 59㎡), 중형(84㎡), 대형(114㎡) 등으로 공급해온 아파트 평형의 천편일률적인 틀을 깨기 시작했다. 대신 소형보다 넓으면서 중형보다 작고 저렴한 이른바 ‘틈새평형’공급에 공을 들이는 트렌드가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전형적인 평형 공급의 형식에서 벗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가족의 형태가 나날이 다양해지면서 고정적인 평형 기준을 탈바꿈하지 않으면 치열한 분양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과거에는 분양 아파트 소비자를 대가족과 핵가족으로 구분하면 끝이어서 소형, 중ㆍ대형의 단순한 카테고리 아래에서 공급을 하면 충분했다. 하지만 이젠 부부와 자녀 1명을 둔 3인 가족을 비롯해 부부만으로 이뤄진 2인 가족, 1인 가구 등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이들의 요구에 걸맞은 여러 형태의 틈새평형 아파트가 시장으로 쏟아지기에 이른 것이다.
최근 인기를 끈 신규 분양 아파트들의 청약 경쟁률을 살펴보면 이들 틈새평형 아파트의 인기와 경쟁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3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반도건설이 대구에서 분양한 ‘동대구 반도유보라’는 올해 청약시장의 새 역사를 썼다. 387가구 모집에 10만6,020명이 몰려 평균 27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이다. 모두 전용면적 39~84㎡ 중소형 규모로 구성됐는데 39㎡ 42대 1, 65㎡ 308대 1 등 소형과 중형 사이 틈새평형의 경쟁률이 특히 두드러졌다.
지난 3월 말 아이에스동서가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한 ‘에일린의 뜰’은 평균 13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평형은 전용면적 74㎡와 84㎡ 단 두 형태였는데 이중 최고 청약 경쟁률은 일반 평형의 틀에서 벗어나 있는 74㎡(110대 1)에서 나왔다.
마찬가지로 현대산업개발이 1월에 내놓은 ‘천안 백석3차 아이파크’의 경우 최고 청약 경쟁률을 두고 벌인 전용면적 74㎡, 84㎡, 99㎡의 대결에서 승자는 74㎡(24대 1)였다. 평균 경쟁률(12대 1)보다 두 배나 높은 수치다. 또 대우건설이 같은 달 분양한 ‘창원 감계 푸르지오’도 일반적인 규모에서 비껴나 있는 전용면적 72㎡의 경쟁률(5대 1)이 국민주택규모인 전용면적 84㎡(3대 1)를 눌렀다.
이처럼 반응이 좋으면 상품은 시장에 계속 나오기 마련이다. 이달 초 효성은 경기 용인시 서천동 일대에 ‘효성해링턴 플레이스’를 청약 접수하는데 전체 458가구가 모두 전용면적 74㎡로 이루어진 게 특징이다. 앞서 지난달 말 문을 연 견본주택에는 틈새평형의 인기를 반영하듯 주말 사흘 동안 2만 여명이 방문했다. 현재 분양 중인 ‘정읍 코아루 천년가’도 전용면적 74㎡, 79㎡, 84㎡ 등 중소형으로 구성돼 있는데 총 437가구 중 74ㆍ79㎡ 등 틈새평형이 141가구에 달했다. 한 시공사 관계자는 “가족형태가 다양해져 소형과 중형 사이의 규모를 찾는 수요가 늘어난데다 발코니를 확장하거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는 등 평면 개발이 활발해져 중형 못지 않은 공간 연출이 가능해진 틈새평형의 공급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주력 평형이 아니다 보니 환금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는 등 틈새평형을 선택함에 있어 주의할 점도 적지 않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틈새평형이 거래 시장에선 아직 특이한 형태로 취급받기 때문에 분양 시점에는 인기가 있다가도 매매 시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또 건설사가 자투리 공간 활용 차 틈새평형을 만드는 경우 정방형이 아닌 기형적인 설계가 나올 수 있으므로 평면구성을 계약 전에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분양가도 잘 살펴야 한다. 전체 분양가로 따졌을 때 틈새평형이 중형보다 싸 보여도 3.3㎡당 가격을 살폈을 때는 더 비쌀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동대구 반도유보라’는 틈새평형인 65㎡의 3.3㎡당 분양가(1,009만원)가 84㎡(1,006만원)보다 더 비쌌다. ‘동탄2신도시 에일린의 뜰’도 3.3㎡당 분양가로 환산하면 74㎡(1,080만원)가 84㎡(1,079만원)보다 다소 비쌌다.
강아름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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