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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만들어 쓰는 에너지 농부 "혼자 알기 아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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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만들어 쓰는 에너지 농부 "혼자 알기 아까워"

입력
2015.06.0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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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태양광 설치ㆍ밥솥 안 쓰기 등 생활 속 에너지 절약한 시민 70명

"미래세대 위해 꼭 필요한 일 확신… 노하우와 즐거움 함께 나누고 싶어"

서울 에너지 농부들이 2일 시청에서 서울 에너지 홍보대사 위촉장을 받고 나란히 한자리에 섰다. 서울시 제공
서울 에너지 농부들이 2일 시청에서 서울 에너지 홍보대사 위촉장을 받고 나란히 한자리에 섰다. 서울시 제공

“미니태양광을 설치하고 매달 전기요금고지서를 분석해보니 전기료 절감 효과가 대단했습니다. 혼자 알기 아까워 주변에 알리기 시작했죠.”

도심 속에서 친환경에너지 생산에 앞장서는 ‘서울 에너지농부’ 가 3일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동대문구에서 에너지 전도사로 불리는 이규성(66)씨는 이날 “처음에는 전기료를 아끼기 위해 시작했지만 이제 지역사회 전체와 미래 세대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는 확신이 생겼다”면서 “시민 대표라는 자부심으로 더 많은 이웃들과 에너지 절약의 노하우와 즐거움을 나누고 싶다”고 포부를 말했다.

이씨를 포함한 에너지 농부 70명은 1년 동안 ‘서울에너지홍보대사’라는 이름으로 ‘원전하나줄이기’ ‘햇빛도시 서울’ 등 서울시 에너지정책 홍보에 참여하고, 시민들의 에너지 절약과 생산에 대한 관심과 실천을 유도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홍보대사’하면 유명인사나 연예인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번에 홍보대사로 위촉된 이들은 평소에 전기가 생산되는 과정에 관심을 갖고 생활 속에서 에너지 생산에 동참한 평범한 시민들이다. 10대에서 70대까지 학생, 주부, 직장인, 햇빛발전협동조합원 등 면면이 다양하다. 그만큼 에너지 자립과 절약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는 얘기다.

서울시에 따르면 실제 가정에서 직접 전기를 만들어 쓰는 가구만 1만2,753가구다. 베란다에 미니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한 경우는 2,095가구, 옥상이나 지붕 등에 1~3㎾급 햇빛발전기를 설치해 직접 사용하는 가구도 1만658곳에 달한다. 햇빛발전협동조합을 결성해 이웃과 함께 에너지 생산에 참여한 시민들도 10개 조합에 약 3,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이번에 활동을 시작한 에너지 농부들은 그 중에서도 일찌감치 에너지 절약을 실천해온 대표주자들이다.

베테랑 에너지 농부들이 전하는 에너지 자립 노하우는 무궁무진하다. 강동구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 살고 있는 이은숙(53)씨는 아파트 주민을 상대로 4년째 미니 태양광 설치 등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이씨는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면서 베란다에 미니 태양광을 설치했는데 실제 전기료가 3만9,000원에서 2만3,000원 수준으로 줄어 가정 경제에 도움이 되겠다 싶어 주변에 알리기 시작했다”면서 “체험한 내용을 나누다 보니 주변에서도 관심이 높아져 지금은 반상회를 중심으로 멀티탭이나 LED 전구 사용 등 다양한 에너지 절약 노하우를 함께 나누고 실천하는 방식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이씨의 노력 덕분에 그가 사는 아파트는 현재 78세대 중 26세대인 30%가 미니 태양광을 설치했고, 아파트 차원에서 에너지 자립 마을 조성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강서구에 사는 황정미(48)씨 역시 수년 전부터 일상적인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고 있다. 황씨는 “집에서 압력 밥솥 안 쓰기, 컴퓨터 보는 시간 줄이기, 모든 전원을 절전으로 사용하기 등 소소한 일부터 시작했다”면서 “작은 노력이 쌓이면서 실제로 에너지가 절약된 부분이 눈에 보이게 됐다”고 경험을 소개했다. 황씨는 “그러다 보니 아이들까지 실생활에서 에너지 절약에 적극 참여하며 환경과 에너지에 관심을 갖게 되더라”고 전했다.

전기를 판매해 수익을 올리고 그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한 경우도 있다. 도봉시민햇빛발전 사회적협동조합원인 고등학생 신은하(18)양은 “햇빛으로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고 그 에너지를 판 수익금이 도봉구의 저소득 소외계층에 돌아간다는 사실이 너무 기분 좋다”며 “환경과 봉사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니 마음이 뿌듯하고 이러한 경험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홍보대사들은 앞으로 원전하나줄이기 홈페이지, 햇빛도시 서울밴드 등 온라인 공간은 물론 오프라인 모임 등을 통해 미니태양광 설치 효과 등 에너지 생산에 관한 정보를 교류하고 에너지 생산 시민실천 홍보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서울시 정희정 에너지협력과장은 “시민들이 편안하고 풍족하게 에너지를 쓰기만 하던 소비자에서 에너지를 스스로 만들어 사용하는 생산자로 변하기 시작했다”며 “에너지자립도시 서울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시민들이 에너지 생산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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