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세정제 업체 나흘 연속 껑충
추락했던 화장품·여행주는 반등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공포 확산의 직격탄을 맞은 국내 증시가 며칠간의 혼돈을 딛고 차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던 백신주는 급락한 반면 중국관련 종목은 반등에 성공하면서 극과 극의 급등락 사태가 진정되는 모습이다. 메르스 테마에 편승한 투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3일 양대 증시에서 진원생명과학 한올바이오파마 슈넬생명과학(이상 유가증권시장) 바이오니아 일신바이오 서린바이오 중앙백신(이상 코스닥시장) 등 백신 개발 및 생산업체로 분류된 종목들이 무더기 하한가로 직행했다. 현대약품 진양제약 고려제약 조아제약 경남제약 등 제약주도 급락하다 결국 하한가로 장을 마쳤다. 백광산업(-14.63%) 제일바이오(-10.04%) 등 바이오 종목도 동반 급락했다.
백신 바이오 제약 3대 업종은 지난달 말 메르스 사태 초기부터 수혜 종목으로 지목되면서 상승하더니 메르스로 인한 첫 사망자가 발생한 1일부터 다음날까지 이틀 연속 일제히 상한가를 달렸다. 사흘을 내리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 종목이 메르스와 직접 관련이 없는데다, 백신 개발에 최장 10년 넘게 걸린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급락세로 돌아섰다. 아울러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과 지나친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가격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마스크나 세정제 제조업체가 나흘 연속 급등하고, 잇따른 휴교 조치로 온라인교육업체가 새롭게 메르스 수혜 종목으로 떠오르는 등 묻지마 투자에 대한 우려도 아직 가시지 않았다.
이들과 정반대로 추락했던 화장품 여행 레저 등 3대 중국 소비관련 종목은 이날 대부분 반등했다. 전날 하한가까지 밀렸던 한국화장품(7.20%)과 코리아나(5.95%)가 큰 폭으로 올랐고, 하락폭이 컸던 다른 화장품 관련주도 상승세로 반전했다. 모두투어(6.2%) 하나투어(1.77%) 등 여행과 강원랜드(1.56%) GKL(0.40%) 등 레저 종목도 그간 하락폭을 만회하거나 며칠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메르스가 향후 주가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고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크게 빠진 우량주의 경우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한 반면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르스의 3차 감염이 확대된다는 가정 하에 코스피지수가 6% 이상 하락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고찬유기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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