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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딛고 ‘예능대세’된 홍진경 “방송이 감사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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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딛고 ‘예능대세’된 홍진경 “방송이 감사하더라”

입력
2015.06.0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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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180cm의 늘씬한 여인이 검은색 천으로 덮인 단 위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캣워크(모델의 걸음)를 선보였다. 패션쇼장이 아니다. 3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KBS 케이블채널 KBSJoy ‘한 끼의 품격’제작발표회. 모델 출신 방송인 홍진경(38)의 장난에 현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지난해 암 투병 사실을 고백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던 홍진경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 4월 MBC ‘무한도전’새 멤버를 뽑는 ‘식스맨 프로젝트’에 출연해 엉뚱한 모습으로 웃음을 준 뒤 MBC ‘마이리틀텔레비전’,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등 인기 예능에 출연하며 ‘예능 대세’로 떠올랐다.

홍진경은 지난 2005년 김치 사업을 시작한 뒤 한동안 방송 활동을 자제해왔다. 그런 그녀가 현재 출연중인 예능 프로그램만 주중 3개가 넘는다. 이를 두고 홍진경은 “심경의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많이 웃는 게 건강에도 좋지 않냐”는 게 그녀의 말이다.

지난해 여름 암 수술을 받은 홍진경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활력을 찾은 듯했다. 홍진경은 “내가 방송에서의 모습과 달리 고민이 많고 굉장히 보수적인 편”이라며 “지난해 말 ‘SNL코리아’(tvN)에 출연하면서 동료 후배들과 즐겁게 방송을 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한 일이라는 걸 알았다. 그 때 이후 찾아주면 즐겁게 (방송을) 하자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음식 사업을 하는 홍진경이 일반인들의 엉뚱한 요리를 선보이는 ‘한 끼의 품격’의 진행자로 나선 점도 흥미롭다. 홍진경은 “식성도 보수적이라 퓨전음식도 안 먹고 된장 김치찌개 등 먹는 음식만 먹는다”며 “이번 방송을 하며 내 식단이 정말 단조로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웃었다. 4일 오후 8시20분에 첫 방송될‘한 끼의 품격’에서는 먹다 남은 튀긴 닭으로 탕을 끓여 먹는 특이한 조리법과 그에 얽힌 일반인 신청자의 사연이 소개된다.

홍진경은 이 프로그램에 딱 맞는 동료로 방송인 이영자를 꼽았다. 홍진경은 “이영자 언니와 미국을 3개월 동안 횡단한 적이 있다. 외환위기 직후 1달러 환율 2,000원 할 때였다”며 “정말 돈이 없어서 미시시피 지역을 지날 때 이영자 언니가 어디에선가 미역을 구해왔고 소금이 없어 자신의 손을 씻은 물로 미역국을 끓여준 걸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다시 한번 제작발표회장에선 웃음이 넘쳐흘렀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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