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tyle="letter-spacing: -0.68px; line-height: 30.6px; word-spacing: 3.4px;">[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5선에 성공한 제프 블래터(79·스위스)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당선 닷새 만인 3일(이하 한국시간) 갑작스레 사의를 표명했다.
스위스 일간 '타게스 안차이거' 등 외신이 이날 보도한 바에 따르면 블래터 회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사임 이유와 함께 향후 임시 총회 때 새로운 회장을 선출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FIFA 회장직을 수행하는 것에 대해 세계 축구계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새로운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만 업무를 이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FIFA 부패의 몸통으로 지목된 그는 사의표명 후 미국연방수사국(FBI)과 연방검찰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다.
블래터 회장은 지난 1998년 FIFA 회장에 선출됐다. 그는 축구대통령직에 무려 17년간 머물면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그 과정서 축구계를 부패 스캔들로 얼룩지게 했고 그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으며 비난을 받아 왔다.
FIFA 회장 선거를 앞두고 유럽축구연맹(UEFA) 등 축구계 일각은 블래터의 5선을 강력히 반대했다. 그러나 블래터 회장은 1차 투표에서 경쟁자인 알리 빈 알 후세인 FIFA 부회장을 133-77로 간단히 제압, 상대가 백기를 들게 했고 5선에 성공했다.
블래터 회장은 당선된 후에도 비판 여론이 가시지 않자 결국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 블래터 회장의 사임 소식에 '반(反) 블래터'를 외치던 미셸 플라티니 UEFA 회장은 "힘들지만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반겼으며 그렉 다이크 영국축구협회 회장도 "축구계를 생각하면 정말 잘된 일"이라고 환영했다.
블래터 회장이 물러나기로 함에 따라 내년 5월 열릴 예정이던 FIFA 총회 일정도 올해 12월에서 내년 3월 사이로 앞당겨졌다. 시선은 자연스레 차기 FIFA 수장 후보들에게로 옮겨간다.
반 블래터 진영의 중심에 섰던 플라티니 UEFA 회장이 가장 강력한 차기 FIFA 회장 후보로 거론된다. 그는 앞서 FIFA 회장 선거 출마를 놓고 고민하다 포기했다. 그러나 블래터 회장이 물러날 뜻을 분명히 하면서 입지가 대폭 강화됐다.
당초 아프리카축구연맹과 아시아축구연맹, 남미축구연맹이 블래터 지지를 선언한 것은 그의 당선을 막을 수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플라티니 회장은 끝까지 블래터 회장과 대립각을 세우며 축구계 개혁과 발전을 부르짖었다.
그는 블래터의 사임을 이끌어낸 결정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다이크 영국축구협회 회장이 뜻을 같이 해온 만큼 지지세력도 탄탄한 편이다.
블래터 회장의 선거 경쟁자였던 알리 부회장도 여전히 유력한 대권주자다. 다만 블래터 회장과 2차 투표를 앞두고 스스로 기권한 것은 뼈아픈 약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울러 자신의 든든한 지지기반 세력이었던 플라티니 회장과 대결해야 한다는 부담도 갖고 있다.
이외에 미카엘 판프라흐 네덜란드 축구협회장과 이사 하야투 아프리카축구연맹 회장도 후보로 지목된다.
이들 후보에 대한 블래터 회장의 시각도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무를 지속하는 12월까지 블래터 회장이 반대세력 제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치부를 감싸줄 수 있는 측근을 후계자로 지지할 가능성도 있다. 블래터 회장이 아프리카와 아시아,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만큼 이들 국가의 축구 수장이 차기 후계자 구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블래터 회장이 후계자 구도에까지 손을 뻗칠 경우 FIFA 운영의 투명성 회복은 더욱 소원한 일이 될 수 있다.
<p style="letter-spacing: -0.68px; line-height: 30.6px; word-spacing: 3.4px;">사진= 제프 블래터 FIFA 회장.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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