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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섭의 괜찮아요] '평균 27.8세' 청춘에 도전하는 '불혹의 유격수' 박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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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섭의 괜찮아요] '평균 27.8세' 청춘에 도전하는 '불혹의 유격수' 박진만

입력
2015.06.03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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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국민 유격수' 박진만(SK)은 올해 우리나이로 마흔이다. 이번 시즌 유독 40대 선수들의 베테랑 파워가 거세지만 내야수로, 그것도 활동 폭이 넓어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를 맡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박진만은 세월이 흘러도 그 자리를 지킨다. 그는 "대한민국 40대 가장들에게 '아직 우리는 젊다'는 것을 보여줘 용기를 드리고 싶다"고 시즌 전 밝혔던 목표대로 나아가고 있다.

김용희(60) SK 감독은 "(박)진만이 나이에 유격수 수비를 하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옆으로 빠지는 타구를 잡는 것은 힘들지만 타구를 처리하는 걸 보면 참 쉽게 잡는다"고 베테랑의 가치를 인정했다. 박진만은 "유격수마다 스타일이 다르다. 민첩하게 움직여 수비를 하는 선수도 있고, 나처럼 안정적으로 편한 느낌을 주는 선수도 있다"면서 "오랜 시간 유격수의 움직임을 가져갔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편하다"고 밝혔다.

◇유격수 주전 평균 27.8세, 클래스로 나이를 지우다

유격수는 야수 중 포수 다음으로 체력 소모가 크다. 좌우 수비 범위가 넓은 데다 역동작도 많아 강한 어깨가 필수다. 더구나 올해는 처음으로 한 시즌 144경기의 강행군을 펼쳐야 한다. '젊은 피'가 더욱 유리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실제 10개 팀의 유격수 주전 평균 나이는 27.8세다. 국가대표 유격수인 삼성 김상수(25)를 비롯해 LG 오지환(25), 넥센 김하성(20) 등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과 달리 박진만은 경험으로 흘러간 세월을 상쇄한다. 박진만과 1976년생 동갑내기인 한화 권용관 그리고 NC 손시헌(35)도 마찬가지다.

박진만은 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만한 최고의 실력으로 선수로서 많은 것을 이뤘다. 1996년 4월13일 현대 유니폼을 입고 인천 LG전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렀고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5회 수상했다. 김재박 전 LG 감독과 함께 부문 최다 수상 기록이다. 2006년 8월26일 대구 LG전 이후부터는 프로야구 역대 최다 77경기 무실책 수비를 하기도 했다. 손가락에 낀 우승 반지는 6개. 국가대표로도 2000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3위,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등 영광의 순간에 늘 있었다.

박진만의 진가는 올해도 어김 없이 발휘 중이다. 최근 김 감독의 두꺼운 신뢰 속에 주전 유격수로 입지를 넓혀 공수에 걸쳐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하고 있다. 지난 2일 수원 kt전에서는 유격수 최고령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날 박진만은 8회 2사 1루에서 kt 안상빈을 상대로 올해 마수걸이 2점 아치를 그렸다. 1976년 11월30일생인 그는 이 홈런으로 종전 권용관(38세 4개월 26일)의 최고령 기록을 넘는 38세 6개월 3일로 늘렸다. 또 손맛은 2013년 7월26일 부산 롯데전 이후 676일 만에 봤다.

◇백업에서 주전으로 기막힌 반전

박진만은 지난 시즌 오른 무릎 부상 탓에 5개월이나 재활을 하느라 고작 19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그 사이 후배 김성현(28)이 부쩍 성장했다. 박진만은 1년 전 캠프에서 지키는 자였다면 올해는 도전자로 뒤바뀌었다. 박진만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내야 어느 포지션이든 소화할 수 있도록 구슬땀을 흘렸다.

개막 이후 백업으로 시작했던 박진만은 간혹 선발 출전을 했지만 지난달 27일부터 본격적인 주전 유격수로 나갔다. 김성현이 불안한 수비로 최다 실책(12개)을 하면서 김 감독은 박진만을 선택했고, 이후 6경기 연속 선발로 내보냈다. 박진만은 17차례의 선발 출전 횟수 중 유격수로 가장 많은 12경기를 뛰었다. 3루수로는 3번, 1루수로는 2번 나섰다. 유격수로 나간 11경기에서 수비가 불안했던 적은 없다.

그러나 박진만은 아직도 자신을 낮춘다. 그는 "팀이 어려울 때, 구멍이 생겼을 때 빈 자리를 메우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며 "내야 모든 포지션을 다 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를 다 했으니 언제든 구멍을 메울 수 있도록 준비할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타율(0.230)에 비해 높은 득점권 타율(0.333)을 기록하고 있는 것에 대해 "타격은 들쑥날쑥하고 그날 컨디션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경험으로 상대 볼 배합을 생각한 다음 노림수를 갖고 타격을 했던 게 잘 맞아 들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박진만은 52경기를 더 뛰면 통산 2,000경기 출전을 달성한다. 프로야구 역사상 7명밖에 이뤄내지 못한 금자탑이다. 본인도 이 기록에 애착이 크다. 그는 시즌을 앞두고 "2,000경기 출전과 우승을 하고 싶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사진=SK 박진만.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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