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현(왼쪽)-최정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SK 야구가 독해졌다. 팀 승리 앞에 간판 선수들의 배려도 뒤로 미룬다. SK의 투타 프랜차이즈 스타 에이스 김광현(27)은 승리 투수 요건을 앞두고 조기 강판했고, 중심 타자 최정(28)은 타격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있다.
김용희(60) SK 감독은 2일 수원 kt전에서 선발 등판한 김광현을 4⅓이닝 만에 내렸다. 2회까지 4점을 내주며 에이스답지 않은 피칭을 했고, 타선의 든든한 득점 지원(10점)도 받았지만 5회에 또 급격히 흔들렸다.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7번 송민섭을 삼진으로 잡고 8번 이지찬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점수는 10-6으로 여전히 4점 차 리드, 7승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2개, 투구 수는 95개. 김광현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할 때 5회를 모두 책임지도록 조금 더 끌고 갈 수 있었지만 김 감독은 단호했다. 김광현을 곧바로 내리고 전유수를 올렸다. 전유수는 실점 없이 5회를 막고 김광현 대신 승리 투수가 됐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에이스의 자존심을 지켜주지 못해 아쉬웠다"면서 "팀 승리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결과적으로 큰 점수차로 이겼는데 중반까지 완벽하게 리드를 하지 못했다"고 김광현의 조기 강판 배경을 설명했다.
김광현은 올 시즌 기대에 걸맞지 않은 투구 내용을 자주 보여주고 있다. 승운이 따라 6승을 챙겼지만 평균자책점이 4.55로 높다.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불과 4차례로 다른 팀 에이스보다 2배나 적다. KIA 양현종과 삼성 클로이드, 피가로, 롯데 린드블럼, 레일리, LG 소사는 8차례씩 했다. 이닝당 출루허용률(1.43) 또한 수준급과 거리가 멀고, 여전히 기복 있는 피칭을 한다. 현재 김광현의 모습은 1선발이 아닌 4~5선발 정도로 볼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앞서 최정을 1군 엔트리에서 빼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지난달 27일 최정의 2군행을 결정한 뒤 "꾸준히 내보내면서 감각을 찾게 하려고 했는데 안 됐다"고 말했다. 어깨 통증 여파도 있었지만 어이 없는 공에 방망이를 돌리고, 중심 타자가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던 것에 대한 질책도 담겼다. 복귀 시점을 못 박지 않은 김 감독은 "조금 쉬면서 컨디션을 찾은 다음 2군 경기에 나서도록 할 것"이라며 "열흘을 채우고 돌아오지는 않을 것이다.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최정은 5월 한 달간 타율 0.170(53타수 9안타) 1홈런 2타점에 그쳤다. 2군에 내려가기 전까지 최근 10경기에서는 타율 0.132(38타수 5안타) 1홈런 1타점으로 더욱 초라했다. 특히 득점권 타율은 8타석 7타수 무안타 1볼넷 3삼진으로 타선의 흐름을 끊는 경우가 잦았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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