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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퍼트 무너뜨린 신종길의 10구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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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퍼트 무너뜨린 신종길의 10구 승부

입력
2015.06.02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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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고 했다. 그런 면에서 니퍼트(34ㆍ두산)는 실패했고, KIA는 성공했다.

2일 두산과 KIA의 시즌 6번째 맞대결이 열린 잠실구장. 두산 에이스 니퍼트가 5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4.1이닝 만에 강판됐다. 89개의 공을 던지면서 얻어맞은 안타는 무려 11개, 실점도 8점이나 됐다. 전날까지 3승2패를 기록한 니퍼트가 클리닝 타임 이전에 마운드를 내려간 건 이번이 두 번째였다. 그러나 4월10일 잠실 LG전(4이닝 1실점)은 골반 통증을 털고 막 복귀한 터라 투구수를 조절해 주는 차원이었다. 못 던져서 바꾼 건 사실상 처음인 셈이다.

KIA 1번 신종길과의 승부에서 모든 게 꼬여 버렸다. 이날 경기 첫 번째 공, 144㎞ 직구를 한 복 판에 꽂아 넣어 상쾌한 출발을 한 그는 승부구를 던질 때마다 신종길이 족족 커트해내 난감한 표정이 역력했다. 신종길은 볼카운트 1B-1S에서 3개의 공을 걷어 냈고 2B-2S에서도 2개의 파울 타구를 만들어냈다. 어느덧 풀카운트. 통상 투수 코치들은 한 타자에게 4~5개를 던지라고 주문하는데 니퍼트는 10개째의 공을 뿌리고 있었다.

여기서 신종길의 기가 막힌 배팅이 나왔다. 니퍼트의 주무기인 몸쪽 직구가 날아들어오자 재빠르게 잡아 당겨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로 연결했다. 신종길은 니퍼트의 슬라이더, 체인지업은 모두 커트하고 낮은 공에는 방망이를 내지 않다가 삼진 존으로 들어오는 결정구를 통타했다. 두산 배터리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부터는 KIA 타자들의 장타쇼가 시작됐다. 신종길이 그랬듯, 작심한 듯이 직구만 노려 쳤다. 3번 김주찬은 1사 3루에서 149㎞의 직구를 잡아당겨 1타점짜리 좌월 2루타로 연결했다. 4번 필은 146㎞ 직구를 밀어쳐 우월 2루타로 연결했다. KIA는 3-0으로 앞선 2회에도 선두타자 8번 이성우가 니퍼트의 145㎞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볼카운트에 상관없이 변화구는 완전히 버린 채 직구에만 움직였다.

니퍼트는 홈런을 맞은 뒤부터 변화구의 구사율을 늘렸다. 좌타자에게 체인지업을, 우타자에게는 슬라이더와 커브를 던졌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제구가 안 됐고, 위력이 없었다. 5회초 4연속 안타를 포함해 5안타 1볼넷으로 4실점 할 때도 KIA 중심 타자들은 어렵지 않게 니퍼트의 직구를 잡아 당겼다. 5년째 한국 무대에서 뛰는 그의 직구가 이날처럼 빗맞은 안타 없이 맞아 나간 건 처음이었다.

함태수 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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