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공룡들이 유망 스타트업 기업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IT 산업에 대한 경쟁이 심화된 만큼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대기업에 대한 종속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2일 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 IT 대기업들이 스타트업 기업 인수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미국의 애플은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스타트업 기업인 '메타이오'(Metaio)를 인수해 관련 산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2003년 설립된 메타이오는 세계 30여개국에서 1,000개의 클라이언트와 15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유망 기업이다.
반면 구글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성능 모니터링 유망기업 '펄스아이오(Pulse.io)'를 사들였다. 펄스아이오는 앱 구동시 소프트웨어가 느려질 경우 성능을 개선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하는 업무를 진행 중이다. 구글은 특색 있고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 기업 인수를 통해 통합 솔루션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도 유망 스타트업 업체에 대한 대기업의 구애가 뜨겁다.
지난 19일 다음카카오는 내비게이션 앱 '국민네비 김기사'의 개발사 록앤올의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 인수 가는 626억원이다. 록앤올이 서비스했던 김기사는 내비게이션 앱의 강자로 군림하며 5월 기준 현재 85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김기사와 카카오택시를 연동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각오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는 미국 업체 '루프페이'를 인수해 '삼성페이'의 기반을 마련했다. 포털 1위 사업자 네이버도 최근 3년 새 디바인터렉티브, 브레인랩, 아이커넥트, 어메이징소프트, 퀵켓 등 활발한 스타트업 인수를 진행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기업들의 스타트업 인수가 산업 활성화에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디어가 뛰어난 스타트업이라도 유통 단계에서 마케팅과 플랫폼 운영에 막대한 자본과 인력을 소요한다. 펀딩 등 투자를 받더라도 한정된 규모의 개발로 인해 끝내 한계에 부딪힌다는 것. 대다수의 스타트업 기업이 꽃을 피워보지도 못한 채 문을 닫고 있다는 주장이다.
대기업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기술을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에 사들여 자사에 편입하는 효과를 거둔다. 이러한 대기업의 종속화는 스타트업 생태계 교란의 주범이자 산업 정체의 원인이 된다는 분석이다.
IT업계의 관계자는 "콘텐츠 산업은 유통전까지 상품성을 인정받기 어려워 일반 제조업에 비해 제 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막대한 자본으로 갑의 지위를 얻는 대기업들이 스타트업을 집어 삼키면서 선택받지 못한 업체들의 경쟁력까지 앗아가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cs8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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