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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한국산인데…" 골방 갇힌 낙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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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한국산인데…" 골방 갇힌 낙타

입력
2015.06.0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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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과 무관하지만 관람객 항의

서울대공원 등 잇달아 격리 조치

낙타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매개로 지목되자 서울대공원은 2일 오전 낙타 2마리를 내실에 격리시켰다. 과천=연합뉴스
낙타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매개로 지목되자 서울대공원은 2일 오전 낙타 2마리를 내실에 격리시켰다. 과천=연합뉴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공포 때문에 애꿎은 동물원의 낙타가 미움을 받아 격리조치 되고 있다. 이들 낙타 대부분은 한국에서 태어났거나 호주나 몽골이 고향으로 중동발 메르스 감염과는 관련이 없는데도 메르스의 매개원으로 낙타를 의심하는 관람객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동물원들이 앞다퉈 낙타들을 골방에 가두고 있는 것이다.

서울대공원 동물원은 2일부터 일반인들에 선보였던 쌍봉낙타 1마리와 단봉낙타 1마리를 내실에 격리했다. 이 낙타는 각각 광주와 대전에서 태어났고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험이 없지만 동물원은 그 동안 관람객들의 심리적 영향을 고려해 낙타 우리와 주변에 대해 하루 2차례 소독과 방역을 실시해왔다. 그러나 최근 보건당국이 메르스 전염을 우려해 중동 지역을 여행할 경우 낙타와의 접촉을 자제하라고 당부하면서 낙타 관련 문의 전화가 이어지자 동물원은 내실격리를 결정했다.

또 동물원은 관람객들이 안심하고 동물원을 찾을 수 있도록 낙타에서 시료를 채취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메르스 감염 여부를 의뢰하기로 했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이곳 낙타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메르스 감염과는 무관하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관람객들이 안심하고 관람할 수 있도록 검증을 받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검사를 의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광주에 있는 우치공원도 지난주 초부터 낙타 한 마리를 내실에 격리조치 했다. 우치공원의 낙타도 한국이 고향으로 서울대공원에서 태어나 1996년 광주로 옮겨졌다.

에버랜드도 지난달 30일부터 관람객들이 낙타를 직접 타볼 수 있는 낙타체험을 일시 중단했다. 에버랜드에는 단봉낙타 1마리, 쌍봉낙타 3마리가 있는데 낙타체험에 투입된 단봉낙타는 호주산으로 10여 년 전 한국에 들어왔다. 에버랜드는 관람객들과 접촉이 불가능하고 메르스 감염 경험이 없는 몽골산 쌍봉낙타도 2일부터 일반인들의 관람을 중단하고 격리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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