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강화 올 강우량 평년의 절반
인천 섬지역 가뭄이 길어지면서 농민들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물이 없어 모내기를 포기하는 농가가 있는가 하면 때이른 무더위에 늦은 장마로 벼농사는 물론 밭농사까지 망칠까 걱정하는 농민들이 많다.
2일 옹진군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백령도와 덕적도 일부 농민들은 모내기를 포기하고 콩을 파종했다. 가뭄 등 이유로 모내기를 포기한 곳은 전체 941㏊ 가운데 27㏊로 일부지만 모내기를 마친 농민들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옹진군의 올해 강우량은 85㎜ 수준으로 예년의 절반 수준이다.
옹진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어렵게 모내기를 했더라도 뿌리를 내리고 밑거름을 줄 때까지 열흘 정도 물을 대줘야 하는데 물이 부족해 걱정이다”라며 “고구마, 콩 등 밭 작물을 한참 심고 있지만 조만간 비가 내리지 않으면 뿌리를 내리지 못해 큰 피해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 1~5월 강우량(103.5㎜)이 평년 대비 41%에 머물고 있는 강화지역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강화군의 가뭄은 지난해부터 이어져왔다. 지난해 강수량은 605㎜로 앞서 5년 평균 강우량인 1,411㎜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인천시에 따르면 강화지역에서 모내기를 포기하거나 늦추고 있는 곳은 전체 1만160㏊ 가운데 473㏊이다. 많은 곳이 모내기를 마쳤으나 옹진군처럼 물이 부족해 뿌리 내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강화군의 한 농민은 “중부지역의 장마가 (예년보다) 늦고 강우량도 적을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인천시와 옹진군, 강화군은 재난관리기금과 예비비 등을 투입해 농업용수 개발을 위한 관정개발, 저수지 준설 등 가뭄대책사업을 펼치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옹진군의 한 관계자는 “5월 31일 백령도와 대청도 등에 조금이나마 비가 왔지만 가뭄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했다”며 “충분한 비가 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6월 중순까지 강화도 등에 비소식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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