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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배운 여성일수록 비정규직 많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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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배운 여성일수록 비정규직 많다, 왜?

입력
2015.06.0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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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경쟁력 갖으려 대학원 진학

경단녀 재취업 일자리 질 나쁜 탓

여성 근로자의 경우 고학력일수록 비정규직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사업체의 비정규직 고용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근로자의 비정규직 비율은 학력이 높아질수록 대체로 낮아졌다. 고졸 이하 근로자는 비정규직 비율이 23%였지만 전문대졸은 12.3%, 대졸자는 8.9%, 대학원졸은 10.3%였다.

그러나 남녀 성별을 구분할 경우 고학력 여성의 비정규직 비율은 급격히 늘었고, 고학력일수록 남녀간의 비정규직 비율 격차도 커졌다.

남성 근로자의 비정규직 비율은 고졸 이하 22.3%, 전문대졸 11.3%, 대졸 6.3%, 대학원졸 7.3%였으나 여성의 비정규직 비율은 고졸 이하 24.3%, 전문대졸 15.6%, 대졸 15.6%, 대학원졸 21.5%였다. 고졸 이하와 대졸 근로자의 비정규직 비율 차이가 큰 남성과 달리 여성의 경우 고졸 이하와 대학원졸 근로자의 비정규직 비율은 비슷했다.

학력별 남녀 근로자의 비정규직 비율 격차는 전문대졸의 경우 4.3%포인트였지만 대졸 9%포인트, 대학원졸 14.2%포인트로 커졌다. 모두 여성의 비정규직 비율이 높았다.

연구를 진행한 박라인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원은 “고학력 여성일수록 고용안정성이 떨어지고, 남녀차별이 심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성별 비정규직 비율 격차는 직무에 따라서도 다르게 나타났는데, 관리직ㆍ기능직은 차이가 없었으나 사무직(7.8%포인트), 연구개발직(14.3%포인트), 기술직(18.6%포인트) 등에서는 여성 비정규직 비율이 크게 높았다.

이번 연구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지난해 11~12월 전국 1,343개 업체(474만명 고용)를 대상으로 수행한 인적자본기업패널(HCCP) 부가조사를 재분석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여성의 경력단절과 청년 취업난이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양질의 일자리를 갖고 있었던 고학력 여성이 임신ㆍ출산ㆍ육아를 위해 가정으로 돌아갔다가 재취업 하는 과정에서 비정규ㆍ저임금 일자리로 내몰리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청년취업시장에서 상대적 약자인 젊은 여성들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지만 여전히 질 나쁜 일자리를 전전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사회에서 심각한 고령화와 생산가능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여성인력을 활용하는 것”이라며 “일ㆍ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노동 환경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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