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10억원 가량의 돈을 강탈한 뒤 해외로 도주하려던 중국ㆍ대만 폭력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서울 광장동의 한 호텔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을 감금하고 폭행한 뒤 9억4,0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강도살인미수 등)로 중국인 이모(28)씨와 이씨로부터 1억원의 돈을 받고 폭력을 행사한 장모(21)씨 등 대만 국적의 폭력배 5명을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달 24일 오후 6시쯤 호텔 객실에서 김모(35)씨와 중국인 L(40)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머리와 가슴 등에 상해를 입히고 돈을 강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와 L씨는 지난 4~5월 검사를 사칭해 송모(33)씨에게 2,200만원 등을 계좌로 이체 받아 가로채는 등 보이스피싱으로 9억4,000만원을 챙겼으며, 이 돈을 이씨를 통해 중국 위안화로 환전하려다 범행대상이 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중국에 있는 보이스피싱 사기단 총책으로부터 환전 제안을 받은 후 평소 알고 지내던 장씨 등 대만 폭력배 5명을 국내로 불러들여 범행을 준비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 일당은 범행 후 중국으로 도주하려 했지만 인천공항에서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폭행 피해자인 김씨와 L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함께 구속했으며 이들과 함께 보이스피싱에 가담한 중국인 박모(40ㆍ여)씨에 대해서도 곧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도박 빚을 갚을 돈이 필요했던 이씨가 돈을 빼앗더라도 불법자금이라 신고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남상욱기자 thot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