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전 A조 제1국
백 이세돌 9단 흑 이동훈 3단



장면 6 드디어 이동훈의 반격이 시작됐다. 1, 3이 좋은 수순이다. 백이 당연히 참고1도 1로 끊어서 이제부터 본격적인 전투가 벌어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이세돌이 잠시 머뭇거리더니 4로 상변을 먼저 두었다. 흑이 우변을 연결하면 백은 하변을 지켜서 충분하다는 생각 같다. 물론 이것도 좋은 작전이지만 천하의 이세돌이 싸움을 마다하고 타협책을 구사하다니 약간 뜻밖이다.
이동훈이 5로 하변을 꼬부렸다. 반대로 백이 이곳을 막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큰 자리다. 그러자 이세돌이 6부터 10까지 좌변을 먼저 공격했다. 이동훈이 9, 11로 빠져 나왔지만 백은 중앙이 점점 두터워지는데 반해 흑은 계속 공배자리만 두고 있는데다 좌변에는 여전히 A의 시한폭탄이 남아 있어서 괴로운 모습이다.
한데 너무 바둑이 잘 풀려서 이세돌이 잠깐 방심했던 것일까. 11 때 12가 실수다. 이 수는 당장 두지 않아도 별 탈이 없으므로 지금이라도 참고2도 1로 우변을 끊어서 공격할 찬스였다. 반대로 이동훈이 재빨리 13으로 연결하자 흑은 약한 돌이 하나도 없어져서 좌변 패의 부담이 훨씬 줄어들었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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