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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 태양광 발전소 설치하면 별로라고요?

입력
2015.06.0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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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발전에 대한 오해와 진실

가시광선 16~18%만 전기로 전환

유가는 태양광 사업과 큰 관련 없어

패널 주성분은 금속 아닌 실리콘

한화큐셀이 영국 케임브리지 인근에 건설한 24.8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한화그룹 제공
한화큐셀이 영국 케임브리지 인근에 건설한 24.8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한화그룹 제공

“사막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면 발전 효율이 가장 높은 거 아닌가요” “아닙니다.”

한화그룹이 연말까지 충북지역에 대규모 태양광 셀 공장과 모듈 공장을 짓기로 결정하면서 한 동안 관심이 시들했던 태양광 사업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기후변화 관련 국제회의에서 “화석연료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태양광 분야에서 글로벌 강국이 되겠다”고 언급하면서 태양광 사업에 대한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태양광이 점점 일상으로 다가오고 있지만 잘못 알고 있는 상식들이 적지 않다. 세계 최대 태양광 기업인 한화큐셀과 한화케미칼 전문가들의 조언을 얻어 태양광에 대해 오해하기 쉬운 사안들을 문답식으로 정리해봤다.

_태양광과 태양열이 무엇이 다른가?

“전혀 다른 개념이다. 태양광으론 전력을 생산하고, 태양열은 물을 뜨겁게 가열해 온수를 생산하는데 이용된다. 태양광은 빛을 곧바로 전기로 전환하고, 태양열은 터빈을 돌려 생산된 증기로 발전을 하게 된다.”

_패널이라 불리는 태양광 모듈은 금이나 구리 등 비싼 금속으로 만들어지나.

“아니다. 셀이라 불리는 태양전지의 원료는 모래나 자갈에서 얻어지는 규소(실리콘)다. 모래나 자갈에서 채취한 규소를 탄소를 활용해 순도를 높이고 코크스나 숯 등으로 산소를 제거한 후 ‘메탈실리콘’을 만들어낸다. 메탈실리콘을 염소 등을 사용해 화학적인 공법으로 만든 것이 태양광 기초소재로 불리는 폴리실리콘이다. 폴리실리콘을 녹여 기둥형태로 만든 것이 잉곳(Ingot)이고, 잉곳을 슬라이스 형태로 얇게 자른 게 웨이퍼다. 웨이퍼에 은(Ag) 등을 추가해 셀이 완성되고, 셀을 집적하면 모듈이 된다. 우리가 태양광 발전소 사진을 통해 보게 되는 수천~수만 장의 패널 형태 모양이 셀이 합쳐진 태양광 모듈이다.“

_태양광 모듈이 햇빛을 받으면 그걸 전부 전기로 전환하는 건가.

“모듈은 햇빛 중에서 가시광선만 흡수해 전기로 전환한다. 햇빛 ‘100’ 받았을 때 전기로 전환하는 비율을 광전변환 효율이라 하는데 평균 효율은 16~18%에 불과하다. 효율은 반도체로 따지면 수율과 비슷한 개념으로 광전변환 효율 1% 높이는데도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때문에 효율에 따라 모듈 가격은 크게 달라진다.”

_태양광은 햇빛과 관련이 높으니 뜨거운 사막일수록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건가.

“그렇지는 않다. 날씨가 흐리거나 추운 지역보다는 물론 낫지만 사막이 태양광 발전의 최고 조건은 아니다. 태양광 모듈을 구성하는 셀은 전기를 생산하면서 열이 발생한다. 셀 온도 기준으로 25도일 때 100%의 효율을 나타낸다. 25도에서 온도가 1도 상승할 때마다 효율은 오히려 0.5%씩 떨어진다. 만약 셀 온도가 60도라면 25도일 때와 비교해 17.5%만큼 효율이 안 좋은 거다. 사막은 온도가 너무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발전량이 낮을 수밖에 없다. 모래가 많이 쌓이기 때문에 빛을 덜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도 발전효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물을 뿌려 열을 식힐 수도 있지만 지속적으로 하기가 어렵고 지하수를 사용할 경우 물 속에 녹아 있는 석회로 인해 효율이 저하될 수도 있다.”

_유가가 떨어지면 원유 사용이 늘어나 결국 태양광 사업에 직격탄 아닌가.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전력 생산용으로 사용되는 석유비중은 전세계적으로 4% 불과할 정도로 매우 낮기 때문에 영향은 미미하다. 전력은 석유보다는 석탄과 원자력 수력 그리고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다. 유가가 하락해도 휘발유 가격은 떨어져도 전기요금은 안 떨어지지 않나. 석유의 대부분은 자동차 연료나 석유화학제품 생산에 사용되기 때문에 전력생산과는 큰 관련이 없다.”

_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한 건물이나 가정은 다른 에너지는 전혀 필요 없나.

“일출 시간대에 발전한 전기가 사용하지 못하고 남을 경우 전력 계량기가 거꾸로 돌면서 한전으로 전기가 유입된다. 유입된 전기만큼 요금을 간접적으로 보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비용부담을 덜 수 있다. 밤에는 태양광 발전이 이뤄질 수 없기 때문에 24시간 내내 태양광 에너지만으로 움직이는 건물은 별로 없다.”

_그럼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한 건물은 낮에만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건가.

“모듈만 설치할 경우 기본적으로 낮에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태양이 떠 있는 동안 생산한 전기를 에너지 저장장치(ESS)에 모을 수 있다면 태양이 없는 밤에도 쓸 수 있다. 대기업들은 ESS를 미래 핵심사업으로 꼽고 투자하고 있다.”

_태양광 모듈이나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데 전력소모가 적을 것 같다.

“폴리실리콘은 반응기 안에 설치된 실리콘 막대에 강한 전기를 고온으로 유지시켜 삼염화실란(TCS)가스를 증착시키는 방식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전기사용이 많다. 원가에서 전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한다. 전기 값이 오르면 기업 입장에선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_태양광 모듈은 한번 설치하면 영구적으로 쓸 수 있나.

“생산업체에서 보통 25년 이상 출력을 보증하고 있다. 그러나 매년 0.6% 정도씩 효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는 없다. 다만 장기간 사용이 가능하기에 생산업체가 건실해야 한다. 업체가 존속해야 보증 기간만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다.”

_태양광 모듈은 정기적으로 닦아줘야 하는 건가.

“모듈 표면에 먼지가 쌓이면 태양광을 흡수하는 면적이 작아지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닦아줄 필요가 있다. 하지만 비가 어느 정도 내리면 큰 정비는 필요하지 않다.”

_태양광은 정말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인가.

“태양광 에너지는 태양광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소음발생이 적고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에너지가 분명하다.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환경파괴만 없다면 운영과정에서는 크게 문제될 게 없다.”

_태양광을 많이 설치하면 햇빛을 반사해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줄 수도 있나.

“한국 에너지기술평가원이 직접 태양광 발전소 주변과 인접지역의 온도를 측정하기도 했지만, 온도 차이는 없었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는 주로 온실가스에 의해 일어나며 화석연료 사용이 주원인이다."

_도로 밑에 발전시설을 겸비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것은 불가능한가.

“일반 도로에는 자동차들이 많이 다니기 때문에 하중을 견딜 수가 없다. 하지만 자전거 전용이라면 가볍기 때문에 네덜란드에선 태양광 도로를 설치한 사례가 있다. 태양광 패널 위에 1㎝ 두께의 강화유리를 얹으면 자전거 무게 정도는 충분히 견딜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도로가 운송기능은 물론 발전기능까지 겸할 수 있지만 비용문제로 확대하기엔 아직 어려움이 많다.”

강철원기자 str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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