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넥센은 올 시즌 초반 톱타자 서건창이 무릎 인대 부분 파열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대형 악재를 맞았다. 공격의 선봉장에 섰던 서건창이 빠져나가면서 넥센의 올 시즌 레이스도 힘들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넥센은 모두의 우려를 깨고 선전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물론 아직까지 지워내지 못한 서건창의 그림자가 남아 있다. 서건창이 앞장 섰던 발야구가 실종됐기 때문이다.
넥센은 올 시즌 1일 현재 팀 도루 27개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NC(79도루)와 비교하면 더욱 초라해지는 숫자다. 넥센은 지난해에는 100개의 도루로 9개 팀 중 7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팀 내에서 아직 아무도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하지 못했다. 팀 내 도루 1위를 달리고 있는 김하성은 6개를 성공했다. 고종욱은 5도루를 기록했고, 이택근과 박병호는 나란히 4개의 도루를 올렸다.
사실상 발이 꽁꽁 묶였다. 도루 성공률도 떨어진다. 27개의 도루를 하면서 18번의 도루자를 기록해 성공률은 60%에 그쳤다. 역시 10개 구단 중 가장 낮은 수치다. 견제사는 9개로 최다 2위에 올라 있다. 주루사도 24개(최다 공동 2위)로 많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항상 공격적인 베이스 러닝을 강조하고 있지만 올 시즌 넥센의 발은 무디기만 하다. 이러다 보니 홈런이 아니면 점수가 잘 나오지 않는 패턴이 반복된다. 팀 타격이 슬럼프에 들어가면 공격의 물꼬를 틀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발 빠른 주자가 나가 상대팀 투수와 수비를 흔드는 작전도 좀처럼 쓸 수가 없다. 염경엽 감독은 "도루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풀 수 있는 실마리가 없다. 느린 선수가 (작전을 통해) 좀 뛰어줘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고 있다"며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서건창의 공백이 더욱 아쉬워지는 이유다. 서건창은 지난해 48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이 부문 3위에 올랐다. 201안타를 때려낸 그는 누상에 나가기만 하면 빠른 발로 내야를 휘저었다. 올해는 그의 역할을 대신해줄 적임자를 아직 찾아내지 못했다.
문제는 당분간 넥센의 발야구를 살릴 방법을 찾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서건창은 이달 중순 복귀가 예정돼 있지만 그의 합류로 넥센의 발야구가 다시 활발해질지는 미지수다. 염경엽 감독은 "서건창은 돌아와도 올 시즌에는 도루는 피해야 한다.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고 말했다.
사진=넥센 서건창(왼쪽).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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