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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자신있는 슈만, 첫 앨범에 채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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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자신있는 슈만, 첫 앨범에 채웠어요"

입력
2015.06.01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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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김다솔 15일 독주회

김다솔은 “피아노를 배우기 전부터 클래식 음악을 많이 들었는데, 연주자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연습 안 하는 날은 있어도 다른 사람 연주는 하루에 2시간 이상 듣는다”고 말했다. 유니버설뮤직 제공
김다솔은 “피아노를 배우기 전부터 클래식 음악을 많이 들었는데, 연주자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연습 안 하는 날은 있어도 다른 사람 연주는 하루에 2시간 이상 듣는다”고 말했다. 유니버설뮤직 제공

“앨범 수록곡을 왜 슈만 작품으로만 채웠냐고 물어보신 분들이 많아요. 연주회 때 선보인 적이 거의 없지만, 연습할 때 정말 자주 연주하는 곡들이죠. 아껴서 저만 들었던 곡, 제일 잘 연주하는 곡을 첫 앨범에서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젊은 피아니스트 김다솔(26)이 슈만의 피아노 소품을 모은 첫 앨범 ‘다솔 김 플레이즈 슈만’(도이치그라모폰)을 발매했다. 15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독주회 ‘시인에 대한 사색’에서는 앨범 수록곡을 비롯해 쇼팽이 슈만에게 헌정한 피아노 소품 ‘발라드’ 전곡도 들려줄 예정이다.

독일 하노버에 체류 중인 김다솔은 지난달 28일 전화 인터뷰에서 “독주회에서 연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음에 더 잘하면 되지만, 앨범은 한번 녹음하면 더 낫게 만들 수가 없어 첫 앨범을 녹음하는데 공포가 있었다”고 말했다. “제 연주를 실황 자료로 가끔 듣긴 하는데, 천성이 만족을 못하는 성격이라 그때마다 굉장히 괴롭거든요(웃음). 한데 젊은 피아니스트가 26살에 남긴 기록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데뷔 앨범은 타이틀 곡 ‘아라베스크’를 비롯해 ‘유모레스크’ ‘크라이슬레리아나’ 전곡을 수록했다. 김다솔은 “슈만의 작품은 당장 다음에 어떤 음이 튀어나올지 모를 정도로 감성적인 것이 특징이다. 아라베스크는 6분짜리 짧은 소품이지만 그 안에 다양한 캐릭터가 나온다”고 소개했다. “다른 작곡가가 조용히 도입부를 시작해서 곡을 진행시킨다면, 슈만은 도입부부터 미칠 듯 몰아치는 음을 선보여요. 대표적인 곡이 ‘크라이슬레리아나’죠.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감정 증폭이 큰 게 매력이에요.” 그가 연주회에서 한 번도 선보인 적 없는 유모레스크는 슈만의 연인인 클라라와의 행복한 시간을 반영한 쾌활한 곡으로 총 다섯개 악장으로 구성됐다.

‘듣는 이로 하여금 긴장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피아니스트 손열음)을 가진, 개성 강한 연주자 김다솔은 이번 앨범을 녹음하며 역설적으로 “기본으로 돌아가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클래식 관객들은 이미 거장의 연주 스타일에 익숙하고, 녹음기술도 점점 발달하기 때문에(웃음) 젊은 연주자가 이름을 알리기는 어려워요. 그래서 더 새롭고 개성 있는 연주를 선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매몰되지만 사실 젊은 연주자들이 엄청난 개성을 만들기는 힘들죠. 연주회를 앞두면 악보를 뚫어져라 보면서 작곡가가 남긴 숨은 의도를 찾으려 하는데 그런 분투가 극대화된 것이 이번 앨범이에요.”

김다솔은 다른 연주자들에 비해 늦은 나이인 11살에 피아노를 시작했지만, 2006년 나고야 국제음악콩쿠르 우승, 통영 윤이상 국제콩쿠르에서 2위 등을 차지하며 곧 두각을 나타냈다. 당시 집에 피아노가 없어 교회 피아노로 콩쿠르를 준비한 일화가 알려지며 화제를 낳았다. 2005년 라이프치히 국립음대에 입학하며 독일로 건너갔고, 2011년 ‘금호아트홀 라이징 스타 시리즈’를 통해 본격적으로 국내 관객과 만나기 시작했다.

“내한 독주회에서는 앨범과 똑같은 소리를 들려드릴 순 없죠. 항상 연주했던 슈만 작품들이 무대 위에서 어떻게 변할지 저 자신도 기대가 돼요.” (02)580-1300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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