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가 바짝 말랐다. 거북등처럼 갈라진 바닥에 죽은 붕어와 조개가 극심한 가뭄을 증명하듯 화석같이 굳어 있다. 접시만큼 남은 저수지 물을 논에 대다 이웃간에 싸움이 났단다. 물 다툼을 하면 비가 온다 했는데 비는 안 오고 서로 마음만 상했다는 강화군 고려저수지 인근 주민들은 몇 년째 물이 마르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 강화, 경기 북부와 강원도 등이 극심한 가뭄으로 타들어 가고 있다. 평년에 비해 반도 되지 않는 강수량으로 모내기를 못한 동네도 있다. 기후변화로 몇 년째 가뭄이 심각해지고 있고 ’물처럼 쓴다’는 표현은 이제 옛이야기가 되었다. 펑펑 써대던 물이 경고를 보낸다. 살고 싶거든 아껴 써라. ‘물을 물로 보지 말라’.
선임기자ss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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