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최대폭 감소
5개월 연속 하향 곡선
수입도 두자릿수 동반 급락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해 비상이 걸렸다. 유가하락 등 대외 여건이 악화했고 지난달 조업 일수까지 줄어든 결과다. 무역 수지는 40개월 연속 흑자이지만 수입이 수출 보다 더 많이 줄어 발생한 불황형 흑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액이 423억9,2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9% 감소했다고 1일 발표했다. 월간 수출액 감소율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여파가 미쳤던 2009년 8월(-20.9%) 이후 5년 9개월 만에 최대치다. 권평오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세계 교역이 둔화되는 등 대외 여건이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석유제품, 석유화학의 시설보수 영향까지 겹쳐 수출물량이 줄었다”며 “5월 조업일수(18일)도 지난해 5월보다 하루 더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전년 동월 대비 수출증가율은 올해 들어 1월 -0.9%를 기록하며 감소세로 전환된 뒤 2월 -3.3%, 3월 -4.3%, 4월 -8.0%로 감소폭이 점점 확대되다가 5월 들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지난 1~5월 전체 수출은 전년 대비 5.6% 감소했다.
지난달 수출 물량도 3.1% 줄면서 4월(-0.9%)에 이어 두 달째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이 40%로 감소폭이 가장 컸고 가전(-34.7%), 선박(-33.4%), 석유화학(-22.8%) 등이 20% 이상 줄었다.
국가별로도 베트남과 홍콩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수출이 감소했다. 특히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마저도 최근 중국 정부가 내수 중심 성장 전략을 추진하면서 수출액이 3.3% 줄어 4개월 연속 감소했다. 미국도 경제 성장이 주춤해지면서 대미 수출액 또한 7.1% 줄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달 수입액은 360억7,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3% 줄어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째 감소세다. 다만 수입액 감소폭이 수출액 감소폭을 웃돌아 무역수지는 63억2,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에 정부는 수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단기 수출 활성화 대책을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 주력 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종합대책을 이달 중 마련할 계획이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수출 부문에서 품목·지역·방식 별로 지원하거나 보완할 부분이 있는지 관련부처와 검토 중"이라며 “올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내놓을 때 정부 나름의 판단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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