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임귀열 영어] Abraham Lincoln’s Voice and Accent (링컨 대통령의 음성)

입력
2015.06.01 15:53
0 0

매주 화요일: The Art of Conversation (회화의 비법)

위인전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Lincoln 대통령은 명연설로 더 유명하다. 지금도 그의 말이나 메시지는 수 없이 인용되고 명문으로 소개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의 음성을 직접 들어보고 싶어한다. 그러나 현재 Lincoln의 음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애석하게도 발명가 에디슨이 축음기(phonograph)를 발명하기 12년 전에 사망했기 때문이다.

1980년대 TV프로그램 ‘The Blue and the Gray’에서 Lincoln역으로 등장한 Gregory Peck의 경우 매우 깊고 우렁찬 남성 음성을 보였지만 몇 해 전 영화 ‘Lincoln’에서 링컨의 목소리는 가늘고 높은 음역의 음성으로 소개되었다. 링컨 대통령에 관해 40권의 책을 쓴 링컨 전문가 Harold Holzer는 링컨의 대중 연설을 직접 들었던 증인들의 기록을 종합해 ‘링컨은 tenor 음성이었다’라는 결론을 내놓았다. 링컨의 음성은 쇳소리만큼은 아니지만 분명 날카롭고 높고 가늘었으며 어떻게 들으면 시골 억양 같기도 했다고 한다. 링컨의 억양은 출생지 Kentucky주와 인접한 Indiana주 억양이 혼합된 것인데 high voice에 비음(twang)을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세련된 발성이라는 말은 듣지 못했다. 링컨의 장남 Robert Todd Lincoln(1843-1926)은 아버지 링컨 대통령 사망 당시 23세였는데 배우 Ramond Massey(1896~1983)가 링컨 관련 작품에서 보인 발성이 자기 아버지의 음성과 섬뜩할 정도로 비슷했다고 이야기한다. 1980년대까지 Massey는 링컨 역에 단골로 캐스팅됐다.

그의 연설을 들었던 사람들은 ‘링컨의 연설은 처음 10분간은 부자연스럽다가 10분쯤 이후에는 편안해지면서 사람을 황홀하게 만든다’고 전한다. 연설 초반부에는 긴장이 풀리지 않아 부자연스럽지만 듣다 보면 가슴을 울리고 머릿속을 맴돌게 하는 감명 깊은 연설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음성이 큰 사람이 명연설을 한다는 미국 정치인들의 상식과 다르다. 링컨은 대단한 독서가로서 시와 운율을 즐겼다. 그는 시에서 쓰이는 두운(頭韻)효과를 사용하고 삼행시를 짓듯 멋진 문구를 애용하였는데 그 유명한 ‘Of the people, by the people and for the people’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그는 말보다는 글의 형태로 알리려고 했다. 유명한 The Gettysburg Address도 연설을 직접 들은 사람들에게는 ‘그저 그런’ 연설로 여겨졌는데 훗날 연설문 내용 덕에 ‘명연설’로 재평가 받았다. 발성의 효과보다는 문구와 메시지가 훌륭했다는 것이다. 링컨은 단상에서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시종 부동자세로 연설했지만 그가 자신만의 음성과 세심한 표현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