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발의 마법사 32세 염기훈 발탁
최보경ㆍ이용재ㆍ강수일 등도 합류
‘왼발의 마법사’염기훈(32ㆍ수원 삼성)이 울리 슈틸리케(61ㆍ독일)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11일 열리는 아랍에미리트 평가전과 16일 미얀마와의 월드컵 2차 예선 1차전에 나설 23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최보경(27ㆍ전북 현대), 이용재(24ㆍV바렌 나가사키), 임채민(25ㆍ성남FC) 등 젊은 얼굴들이 주로 발탁된 가운데 ‘노장’ 염기훈의 합류가 눈에 띈다.
구자철(26), 박주호(28ㆍ이상 마인츠), 김보경(26ㆍ위건) 등이 기초군사훈련으로 빠지고, 기성용(26ㆍ스완지시티)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슈틸리케 감독은 K리그 무대에서 대안을 찾았다. 그 중 서른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독보적인 활약을 보이고 있는 염기훈을 제외하기는 힘들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염기훈이 서른을 넘긴 나이여서 선발에 고민했지만, 국내 선수 중 득점과 도움에서 1위인 선수를 공격 자원으로 뽑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발탁 배경을 밝혔다.
염기훈은 현재 K리그 11경기를 뛰면서 6골로 득점 순위 2위, 6개의 도움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득점과 도움을 합친 공격포인트에서는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4골에 그치며 슬럼프를 겪었지만 이번 시즌 완전히 물이 올랐다는 평가다. 염기훈을 처음 대표팀에 부른 슈틸리케 감독은 “열심히 해서 좋은 성과를 보이는 선수에게는 합당한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북 현대의 멀티플레이어 최보경도 늦은 나이에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일본 프로 무대에서 활약하는 이용재와 정우영(26ㆍ빗셀 고베)도 발탁됐다. 다문화 가정출신으로 올해 12경기에서 5골을 넣으며 활약 중인 강수일(28ㆍ제주 유나이티드)도 합류했다. 성남 FC의 주전 수비수 임채민(25)도 슈틸리케호에 승선했다.
한편 염기훈과 같은 K리그 최고참인 이동국(36ㆍ전북 현대)은 명단에서 제외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동국을 뽑지 않은 이유에 대해 “그 포지션에서 뛰는 선수 중에 더 젊은 선수가 더 나은 활약을 보여줄 것이라고 판단해 젊은 선수를 뽑는 쪽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명단 발표 전날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멀티골을 작성하며 눈도장을 찍은 황의조(23ㆍ성남 FC)는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상대 선수 폭행으로 6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한교원(25ㆍ전북 현대)에 대해서는 “그런 사건이 없었더라도 그의 올해 활약을 냉정히 평가했을 때 이번에 소집하지 않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 번의 잘못으로 인해 팬들이 영구 제명을 거론할 정도로 낙인이 찍히는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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