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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 시작한 준희, 남자친구까지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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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 시작한 준희, 남자친구까지 생겨

입력
2015.06.0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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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최진실의 딸 준희는 요즘 사춘기를 겪으면서 외모에 부쩍 관심이 높아졌다. KBS제공

딸 고 최진실이 남기고 간 어린 손주들을 위해 살아가는 할머니 정옥숙 씨의 절절한 사랑을 담았던 2011년 '진실이 엄마'. 방송 후, 4년. 방황이 시작된 환희와 준희의 사춘기와 떠나간 자식들을 향한 마음까지 더해 손주들을 키우며 살아가는 할머니의 근황을 통해 가슴 아픈 가정사를 딛고 일어선 가족의 사랑을 10주년 특집으로 다시 구성됐다.

딸 진실 씨가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8년. 아들 진영 씨가 누나를 따라 간 지도 벌써 6년이다. 가슴에 묻은 자식들을 다시 키운다는 심정으로 손주들을 지키며 살아온 정옥숙 씨.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가는 환희와 준희를 키우다 문득 돌아보니 어느덧 정옥숙 씨는 일흔의 나이가 되었다.

할머니가 늙어가는 만큼 아이들도 자랐다. 수염이 거뭇거뭇 자라며 남자가 되어가는 환희와 키 165cm를 훌쩍 넘어선 준희는 이제 어엿한 숙녀티가 난다. 그러던 어느 날, 환희와 준희에게도 사춘기가 오고야 말았다.

2년 전, 환희는 할머니의 바람대로 열심히 공부해서 제주도의 국제 중학교에 입학했다. 토실토실하던 젖살이 빠지고, 어느새 부모와 삼촌의 수려한 외모를 고스란히 닮아 성장한 환희. 그런데 중학생이 된 환희는 얼마 전부터 입을 꾹 닫아버렸다. 예전에는 할머니에게 좋아하는 여자 친구 이야기는 물론 사소한 고민도 재잘거리며 털어놓더니, 이제는 두 번 물어야 겨우 한 번 대답을 돌려주는 게 전부다. 사실 환희는 요즘 모든 것이 귀찮다. 수호천사가 되어 지켜주었던 동생 준희의 어리광은 물론 통하지 않는 할머니와의 대화도 별로 내키지 않는다.

하지만 속으로는 누구보다 할머니와 동생을 생각하고 챙기는 환희. 새해가 오면 가장 먼저 할머니가 올해도 건강하게 버티시길 기도한다는 환희의 꿈은 멋진 연예인이 되는 것이다. 그때까지 할머니가 건강하기만 바라온 환희에게 최근 걱정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바로 하나뿐인 여동생, 준희의 사춘기가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 준희는 키가 165cm를 훌쩍 넘더니, 언제부턴가 아이라인을 수준급으로 그리며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 조숙한 손녀에 대한 할머니의 걱정이 늘어가던 즈음, 준희에게 첫사랑이 찾아왔다. 공부는 뒷전이고 좋아하는 남자친구랑 결혼을 하겠다는 준희가 염려스러운 할머니. 그러나 한편으론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란 손녀의 결핍인 것만 같아 가슴이 미어진다.

할머니는 준희의 사춘기를, 준희는 할머니와의 세대 차이를 이해해보려 하지만 도무지 쉽지가 않다.

환희와 준희의 사춘기가 무사히 지나갈 수 있을까. 재작년 고 조성민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며 세 번째 이별을 해야만 했던 아이들. 더욱이 비극적인 가정사를 깨닫게 될 만큼 자란 아이들이 세상에 상처를 받고, 부모를 그리워할 때마다 할머니는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엄마처럼 멋진 연예인이 되어 효도를 하겠다는 환희와 사랑이 필요한 어린 준희를 생각하며 할머니는 마음을 다잡는다. 자신만을 믿고 의지하는 아이들을 위해 다시금 용기를 내본다.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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