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록밴드·휴가 낸 상병…
사직체육관 1만여명 열광
제2의 버스커버스커 찾기 돌입
다양한 편곡에 개성 살린 연주 많아
제작진도 30여명 투입 전폭 지원
“두두두두” 어린 소녀가 기타 연주를 시작했다. 기타 소리 위에 베이스 선율과 드럼 소리가 포개졌다. 베이스도 드럼도 모두 소녀 연주자들이다. “마리아, 아베 마리아~” 손을 모은 또 다른 여자아이가 열창한다.
31일 오후 2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 초등학생 7인조 밴드가 Mnet ‘슈퍼스타K7’부산 2차 오디션에 도전했다. 사하구에 있는 다대초 다해록밴드 멤버들이다. 악기 연주 경력은 평균 2년. 기타를 연주한 김채원(12)양은 오디션을 마치고 기자와 만나 “꿈이 음악인이라 악기를 배웠고 이번에 ‘슈퍼스타K7’에 도전하게 됐다”며 수줍게 말했다. 노래를 불렀던 김단아(12)양은 “뮤지컬배우가 꿈”이라고 했다. 드럼을 연주한 노해원(12)양은 “(오디션 프로그램 중) 유일하게 밴드를 뽑고 SBS ‘K팝스타’와 비교해 선발 기준이 덜 엄격한 것 같아” ‘슈퍼스타K7’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다해록밴드는 ‘마리아’와 함께 이들이 태어나기 전 나온 록그룹 포 넌 블론즈(4 Non Blondes)의 ‘왓츠 업’(What’s Up)도 합주했다. 안타깝게 두 번째 곡을 연주하다 또 다른 기타 연주자 양택균(11)군의 기타줄이 끊어졌다. “떨어져도 괜찮아요. 이렇게 함께 연주하는 게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잔뜩 긴장했던 이들이 서로 쳐다보며 환하게 웃었다.
‘제2의 버스커버스커’를 찾기 위한 활시위가 당겨졌다. 8월 방송을 앞둔 ‘슈퍼스타K7’은 1차 인터넷 심사를 거쳐 지난 4월 인천에서 출발해 부산, 제주, 대구, 서울 등 국내 9개 지역에서 7월까지 2차 오디션을 진행한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고 ‘슈퍼스타K’의 시청률도 12~13%(시즌 2)에서 4~5%대(시즌 6)로 반토막이 났지만 음악의 꿈을 불사르는 이들의 지원은 여전하다.
이날 오디션 현장에는 대학생, 직장인 등 1만여명이 몰렸다. 오전 7시부터 사직체육관은 북새통이었다. 휴가를 내고 오디션에 지원한 박지현(22) 상병은 “고등학교 때부터 가수의 꿈을 키워오다 이번 기회를 놓치기 싫어 휴가 기간에 오디션을 보러 왔다”며 웃었다. 그룹 지원자 부스에서 심사를 보던 ‘슈퍼스타K7’ 이지은 작가는 “프라이머리의 힙합 곡을 록으로 편곡해 부르는 등 개성을 보여주려는 이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긴장을 쫓으려는 자구책도 갖가지였다. 대부분 오디션 부스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노래로 목을 풀었고 일부는 이상한 주문(?)을 외워 체육관에는 온갖 소리가 맴돌았다. 윤민숙(18)양은 “손 떨림을 방지하려고 친구에게 빌려 왔다”며 마이크를 보여줬다.
‘슈퍼스타K7’ 연출자인 마두식 PD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위기라지만 아직 참가자들의 관심이 많다”며 “서바이벌의 긴장감을 강화해 지원자들이 어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살아 남는지를 극대화해 재미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CJ E&M은 작가와 PD를 포함해 약 30명의 제작진을 투입하는 등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이미경 CJ E&M 부회장의 애착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CJ E&M 고위 관계자는 “‘슈퍼스타K’는 이 부회장의 제안으로 2~3년 개발을 거쳐 시작된 프로그램”이라며 “시청률과 화제성이 예전만 못하지만 음악채널로서 신인 뮤지션 발굴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양승준기자 come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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