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컴퍼니 제공
규모로 따지자면 지난달 30일 열린 박혜경의 중국 베이징 쇼케이스는 소박했다. 정식 공연장도 아닌 일반 카페였다. 중국 내 불고 있는 한류의 위상, 데뷔 20년을 앞둔 베테랑 가수치곤 매우 작은 공연이었다. 하지만 쇼케이스를 마친 뒤 박혜경은 대단히 만족했다. 주위의 만류에도 자신이 생각한 컨셉트였고, 앞으로도 이 같은 형태의 공연을 10여차례 더 펼치겠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작은 공연을 택했다.
"모든 사람들이 의아해했다. 일반적인 공연장을 권하는 스태프들을 1주일 전까지 설득했다. 밝은 햇빛 아래서 관객과 눈을 마주치며 노래 부르고 싶었다. 문을 다 열어놓고 지나가는 사람, 차를 마시는 사람들과 함께, 그런 자연스러운 자리가 좋았다. 앞으로 갤러리, 가든 등 더 특별한 장소에서 10번의 공연을 채울 것이다."
-지난해 중국 진출을 선언했는데 쇼케이스는 비교적 늦은 편이다.
"비자가 늦게 나왔다. 앞서 중국 회사와 활동 방향에 이견이 있었던 것도 있다. 전속계약을 한 것은 아니라서 좋은 친구로 지내기로 했다. 그래서 중국에서 음반을 발매하고 공연을 만드는 등 작은 부분까지 직접 다 했다."
-원활한 활동을 하려면 매니지먼트사를 새로 찾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한국에서는 내 회사를 만들 것이다. 한국과 중국이 교류하는 회사를 생각하고 있다. 이 달 중으로 어느 정도 윤곽이 나타날 것이다."
-중국 인맥이 화려하다. 자신의 어떤 점에 반한 것이라고 생각하나.
"머리보다 마음, 계산보단 본능이 내 철학이다. 그래야 진심이 통한다고 생각한다. 노래도 마찬가지다. 내 노래는 계산 돼있지 않다. 화려한 기교나 바이브레이션이 없다. 진솔하고 솔직한 성격이 그대로 노래에 있다."
-목에 대한 부담은 없나.
"오늘 모두 떨쳐낸 것 같고 만족스러웠다. 그동안 강박관념이 있었다. 오늘을 위해서 아주 오랜 기간 술을 안 마셨고, 전화통화 대신 문자를 했다. 항상 성대 주변 근육을 마시지했다."
-왜 하필 중국인가.
"중국은 내게 새로운 희망을 준 나라다. 박혜경에 대한 어떠한 이미지도 없다. 수술하고 예전같지 않아 맥이 빠졌는데 중국이 희망이 됐다. '다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구현한 것이 오늘 자리였다. 자신감이 생겼다. 한달에 몇 번씩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가수가 되고 싶다."
-최근엔 '복면가왕'에서 많이 거론되기도 했는데 한국 활동 계획은 없나.
"가을께 앨범을 낼 생각이다. 7월쯤에는 음악 프로그램을 하나 준비하고 있는 게 있다. 무엇일지는 비밀로 하겠다. 오늘 상태로라면 성대에도 자신감이 생겼다."
-두 나라에서 어떤 가수가 되고 싶나.
"엑소나 빅뱅, 송혜교와 같은 화려한 자리를 욕심 내는 게 아니다. 그들처럼 될 수도 없고 되려고 하지도 않는다. 느리게, 오랫동안 하지만 인간적으로, 감성적으로 접근하고 싶다. 중국과 소통하는 가수, 한국과 중국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
베이징=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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