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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이 먹혔다… 노란 속살의 '망고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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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이 먹혔다… 노란 속살의 '망고수박'

입력
2015.06.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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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군 조합·이마트 독점 판매 계약

일반 수박보다 당도 더 높아

올해 판매 10만 통 목표… 작년의 2배

내년 겨냥한 신품종도 시험 재배

경남 함안군 법수면에서 수박 농사를 짓는 구용한(왼쪽), 정용철씨가 비닐하우스에서 타원형에 속이 노란 망고수박과 겉이 노란 황금수박 등 신품종 수박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마트 제공
경남 함안군 법수면에서 수박 농사를 짓는 구용한(왼쪽), 정용철씨가 비닐하우스에서 타원형에 속이 노란 망고수박과 겉이 노란 황금수박 등 신품종 수박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마트 제공

지난달 28일 경남 함안군 법수면의 비닐하우스 안에서 특별한 수박들이 수확을 기다리고 있었다. 위 아래로 기다란 타원형 껍질은 일반 수박처럼 진한 녹색에 검은 줄이 들어갔지만 속이 노랗다. 덜 익어서 그런게 아니다. 오히려 당도는 11~13브릭스(과일의 당도를 나타내는 단위)로, 일반 수박(9~10브릭스)보다 높다. 특별히 당도를 높이기 위해 개량된 이 수박의 이름은 달콤한 과일 망고를 닮아서 바로 ‘망고수박’이다.

요즘 국산 과일 농가들은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늘어난 수입 과일과 싸우느라 새로운 농법이나 신품종 개발해 한창이다. 특히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은 판매 시기가 최근 수입량이 늘어난 체리(5~8월)와 겹치며 품종 개량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시설하우스 수박의 주산지 함안은 다양한 신품종 수박으로 유명하다.

26년째 이곳에서 수박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 정형철(46)씨는 광일영농조합법인을 통해 지난해부터 이마트에 망고 수박을 납품하고 있다. 그는 “농산물 수입 개방 이후 국내 산지끼리도 경쟁이 치열하다”며 “일찌감치 함안군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다양한 수박 종자 재배를 시도해 왔다”고 말했다.

그간 씨 없는 검은 수박, 겉이 노란 수박 등 갖가지 신품종 재배를 시도해 온 정씨는 올해 망고수박의 재배 비중을 지난해보다 3배 늘렸다. 전체 재배지 중 절반에 망고수박을 심었다. 그는 비닐하우스 16개동 가운데 8개동에서 키우는 망고수박 덕분에 연간 억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는 “그간 보통 수박보다 종자값이 2배나 비싼 새로운 종자를 이것저것 심어 봤는데, 망고수박에 승부를 건 이후 수입이 20% 이상 좋아졌다”며 웃었다.

정씨가 여러 시도 끝에 망고수박에 정착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판로가 보장된 덕분이다. 그가 속한 광일영농조합법인은 지난해 재배 중인 망고수박 전량에 대해 이마트와 독점 판매 계약을 맺었다.

이 낯선 모양의 수박은 시험 재배하던 5년여 전만 해도 농수산물 시장이 아닌 관광지에서나 소량 판매되던 이색 상품이었다. 그러다가 전국 상품으로 퍼지게 된 것은 이마트가 지난해부터 대대적으로 펼친 마케팅 덕분이다. 이마트는 종자전문 농업회사인 아시아종묘의 본래 정식 품종 명칭 ‘슈퍼 골드’ 대신 망고수박이라는 새 이름을 붙여 널리 선전했다.

이를 통해 망고수박을 시장에 안착시킨 이마트는 지난해 5만통을 판매했으며 올해 계획 물량을 10만통으로 늘렸다. 이마트는 여기 그치지 않고 내년 여름을 겨냥해 광일영농조합법인과 함께 겉과 속이 모두 노란 또 다른 신품종의 망고수박을 시험 재배 중이다. 신현우 이마트 과일 구매담당자는 “수입과일의 공세가 거센 데다 소비자들이 상품보다 소비 경험 자체를 중시하고 있어서 국산 과일 농가들이 여러모로 힘들다”며 “농민과 유통업체가 협력해 과일 품종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안=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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