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관광객 줄까 노심초사
제약ㆍ방역관련 업체 주가는 상승세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늘면서 기업들은 행여나 중동 관련 사업에 불똥이 튈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항공과 여행업계, 건설업계는 이미 비상이 걸렸고 다른 업계 역시 중동 출장자나 현지 주재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곳은 항공업계다. 승객들이 메르스 전파의 매개체가 될 우려가 커진 만큼 항공사들은 의심 환자 발생시 처리 절차와 예방 수칙 등을 엄수하도록 직원 교육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시행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메르스 바이러스 오염 가능성이 있는 항공기를 100종 이상의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는 약품으로 소독했다. 대한항공은 중동 노선과 중동 지점에 마스크, 손 소독제 등을 비치했다.
여행업계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중동 여행상품이나 중동 경유 항공권을 구매한 여행객들에게서 메르스 관련 문의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경유지를 다른 나라로 변경해달라는 요청이 늘면서 아예 중동 관련 상품 출시를 자제하는 곳도 있다. 한 여행업체 관계자는 “중동 경유 항공기를 피해 여행상품 일정을 잡는 쪽으로 내부 방침이 정해졌다”고 전했다.
우리나라가 중동 이외 최다 메르스 발생국이 되면서 유통업계는 관광객이 감소할까봐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아직 매출이나 고객 수에 별다른 영향은 없다”며 “실내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한 채 질병 예방 수칙 준수에 더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공사의 70% 이상을 중동에서 진행하는 건설업계는 초긴장 상태다. 중동 파견 임직원이 많고 현지 출장도 잦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은 이미 중동 건설현장과 지사에 메르스 예방수칙과 대응지침을 보냈고, 출장자들이 마스크를 반드시 지참하고 귀국 후 5일 이내 검사를 받도록 지침을 정했다. 정유?석유화학 업계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출장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하지 않은 3차 감염자가 아직 없는 만큼 메르스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은 2002~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ㆍSARS) 유행 때보다 차분한 편이다. 사스 당시엔 수출상담과 주문 감소, 해외 바이어 방한 연기 등으로 많은 기업들이 수출 차질을 겪었다.
한편 항바이러스제나 백신을 개발 중인 일부 제약사와 방역관련 업체들은 메르스 확산 우려가 커지며 오히려 주식시장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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