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그런 것 따지면 야구 못 한다."
5월31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만난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일요일 경기 징크스' 이야기가 나오자 손을 내저었다. 투타가 모두 고르게 활약하고 있는 삼성의 '유일한' 약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삼성은 올 시즌 유독 일요일 경기에서 약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해 일요일에 치른 7경기 중 승리를 따낸 적이 한 번도 없다. 7전 전패다.
안정된 전력을 자랑하는 삼성이기에 더 낯선 기록이다. 전날까지 올 시즌 30승20패로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30승 고지를 밟은 삼성은 요일별 승률에서도 초강세를 보였다. 4승4패로 승률 0.500을 기록한 화요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요일에서 승리가 패배보다 많다. 수요일은 8승1패로 승률 0.889를 기록하고 있고, 목요일과 금요일은 각각 5승2패(승률 0.714), 6승3패(승률0.667)를 올렸다. 토요일 경기에서도 7승3패(승률 0.700)로 강했다. 그러나 일요일엔 승리가 없었다. 10개 구단 전체로 봐도 특정 요일에 1승도 기록하지 못한 팀은 삼성이 유일했다.
류중일 감독은 "기록은 깨지기 마련이고, 징크스도 깨지기 마련이다. 머리에 계속 그 생각을 두고 있으면 피곤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심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괜히 일요일이 되면 '패배'가 의식된다는 점에서 빨리 지우고 싶은 징크스다. 류 감독은 "올 시즌 안에 안 깨지겠나. 오늘 깨버렸으면 좋겠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감독의 바람이 드디어 통했다. 이날 8번째 일요일 경기를 치른 삼성은 에이스 피가로가 6이닝 4피안타 4볼텟 6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LG 타선을 봉쇄했다. 피가로는 올 시즌 등판한 11경기에서 모두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면서 8번의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거두며 선발 투수로서의 제 몫을 확실히 해내는 중이다.
타선도 뜨거웠다. 삼성은 2-0으로 앞선 4회 4득점을 몰아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상수는 3타수 2안타 2타점을 올리며 승리를 견인했고, 나바로는 5타수 1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경기 후 류중일 감독은 "일요일 징크스를 깨 기쁘다. 이제 그 말이 안 나올 것 같아서 좋다"며 웃음지었다.
잠실=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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