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1400억 국내 최고
1분기 주식 호황에 힘입어 5년 만에 최대 '깜짝 실적'
하반기 시장 대응전략은 美 FED서 금리 인상 예고, 글로벌 리스크 집중관리
핀테크 사업모델 등 검토
지난 1분기 저금리와 유동성 장세에 따른 호실적으로 고공행진을 기록하던 증권주가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위축 우려와 거래대금 감소, 채권금리 상승 여파로 조정 국면을 맞고 있다. 일각에선 ‘봄날은 갔다’는 성급한 비관론도 제기되고 있지만, 금리에 대한 우려는 좀 과도하며 2분기에도 거래대금이 10조원 넘게 유지되고 있어 실적 면에서 1분기 못지않은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KDB대우증권은 명실공히 국내 증권업계를 대표하는 증권사다. 대우증권의 주가 향방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향후 증시 흐름을 가늠할 수 있다. 대우증권은 1분기 주식 시장 호황에 힘입어 영업이익만 1,400억원을 웃돌며 ‘어닝서프라이즈’를 연출했다. 2009년 4분기에 1,542억원을 기록한 이후 5년 만에 가장 큰 실적으로 국내 증권사 중 최고 실적이다. 특히 각 사업 부문이 골고루 호실적을 낸 점은 증권주의 실적 차별화가 본격화할 하반기를 놓고 볼 때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대우증권의 1분기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 부문의 영업수익은 지난해보다 41% 늘어난 780억원, 금융상품과 투자은행(IB) 부문 수익은 각각 21%, 8.4% 늘어난 288억원과 128억원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운용 손익은 금리 인하로 172% 늘어난 1,345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거세게 몰아친 증권업계의 구조조정 태풍에도 꿋꿋하게 인력과 영업망을 유지해 브로커리지와 개인자산관리 등 소매금융에서 큰 힘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주가는 1월 9,000원대에서 4월 23일 1만7,950원까지 치솟았다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와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5월 29일 1만4,300원(전일 대비 -1.38%)을 기록했다. 증권ㆍ보험 전문 애널리스트인 미래에셋증권 원재웅 기업분석팀 수석연구원과 함께 KDB대우증권 전략기획부문 대표인 이삼규 수석부사장을 만나 대우증권의 현황과 향후 성장 청사진에 대해 들어 봤다.
-대우증권은 과거 주식위탁판매(브로커리지) 부문에서 국내 최대 강자였다.그러나 2010년부터 역량이 다소 약화했는데 유동성 장세에서 경쟁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그 비결은.
“1%대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장세를 맞아 주식 자산에 대한 고객들의 관점이 바뀌고 있다. 대우증권은 업계 최초로 신입 직원을 대상으로 고강도 프라이빗 뱅커(PB) 교육을 하는‘PB 사관학교’를 운용하는 등 업계에서‘독보적인 PB하우스 구축’이란 목표로 인재 개발을 통한 상품과 서비스 개발, 콘텐츠 공급과 관련된 사업부문 간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한 마디로 이들 PB를 1% 저금리 시대의 ‘머니 무브 주역’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만큼 소매금융에 역량을 집중하다 보니 평소 강점이 있는 브로커리지와 차별화된 콘텐츠 전략, 또 적절한 유동성 장세가 맞물려 큰 성과를 낸 것으로 본다. 지난 1분기 브로커리지 부문의 영업수익은 지난해보다 41% 늘어난 780억원을 기록했다. 특별한 비결이라기보단 ‘전문 인력 확보’와 ‘콘텐츠’등 기본에 충실하자는 전략이 유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금리 인하 속에서 수익성과 시장점유율이 동시에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그 배경은 무엇이고, 2분기와 올해 전체 실적 전망은.
“최근 저금리 시대가 지속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고객들의 관점이 확연히 바뀌고 있다. ‘중 위험’이나 ‘중 수익’으로 대표되는 파생결합상품 시장의 폭발적 성장은 이 같은 변화를 확인해 주는 부분이다. 대우증권은 이 같은 고객 니즈 변화에 부합해 개인연금 피트니스와 글로벌 자산배분 등과 같은 콘텐츠 강화 전략을 통해 고객들에 유효하게 대응한 것이 1분기 실적 상승을 이끈 것으로 본다. 오랜만에 찾아온 증시 활황 분위기를 살려 지점 영업 활성화와 꾸준한 위험관리를 통한 이자수익 증가 등을 통해 수익성과 시장 점유율 성장이 동시에 일어난 셈이다.
2분기와 올 하반기에도 주식시장은 풍부한 유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글로벌 자산시장 전반에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며, 이는 주식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에 따라 적절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차별화한 콘텐츠와 상품 공급 강화 전략으로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다져 수익성과 시장 점유율 측면 모두에 의미가 있는 한 해로 만들 계획이다.”
-대우증권 자산관리 부문의 수익성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타사보다 1억원 이상 고액자산가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는데.
“1억원 이상 고액자산가가 지난해 말 기준 4만명 정도였는데 1분기에 5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그 이유는 전 PB 직원의 전문성 제고와 강도 높은 직원 교육을 통해 해당 콘텐츠와 상품 강화에 나서면서 고액자산가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입소문이 퍼져서이다. 실제로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패밀리 오피스 서비스인‘혜안’은 가업승계와 절세, 부동산 투자, 은퇴설계 등 고액자산 보유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줘 인기가 높다. 또‘특별한 상품(RPㆍ채권)’을 통해 고정금리에 익숙한 은행 고객들을 증권업계로 유치하고 있다. 최근 고객 관심이 높은 ELS나 DLS 상품도 꾸준히 최상위권의 발행실적을 내고 있다.”
-채권운용 부문에서의 공격적인 포지션이 시장에 화두가 되고 있다. 수익이 높을 수도 있지만, 금리가 상승할 때는 위험하다는 우려도 있는데.
“물론 우려할 만한 부분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여온 뛰어난 채권 운용 실적은 자체 분석력에 의한 선제 대응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시장 상황이 우호적일 땐 적극적인 운용을 통해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달성해 왔다. 또 비우호적인 상황에서도 선제 대응을 통해 발 빠르게 대응해 손실 발생을 막았다. 실제로 과거 금리 급등 등 채권 운용 환경이 악화했던 시기가 수차례 있었지만, 수익 규모가 감소했을 뿐 손실을 기록한 경우는 없다. 또 2011년 이후 외화채권 운용을 확대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수익의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금리 인상 움직임을 고려할 때 채권잔고가 빠르게 증가하는 데에 대한 우려가 큰데 이에 대한 대응책은.
“잔고의 증가가 곧 위험의 증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자산의 구성이 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은 리스크 관리 조직 강화를 통해 상품, 시장, 등급별 한도설정 및 관리 등 적정 수준의 리스크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은행에서 30년을 근무한 본인으로선 리스크 관리를 누구보다 철저히 챙기지만 대우증권 리스크 관리위원회의 운영 방침은 답답하다고 느낄 만큼 철저하다. 또 시장 상황에 맞는 다양한 헷징 기법 사용과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손익 변동성도 엄격히 관리하는 점 등은 타사와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본다.”
-올 하반기 주식 시장에 대한 전망과 시장 전략 및 대응책은 무엇인가.
“올 하반기 주식 시장은 상반기와 다른 환경이 될 것이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금리를 올리겠다고 했으니 그 시기와 속도가 최대 관심사이다. 그러나 국내 상황은 조금 다르다. 6월 금리 인하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대우증권은 올 하반기 코스피지수를 1,850~2,200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1분기만큼은 아니겠지만 하반기에도 풍부한 유동성 장세는 크게 위축되지 않으리라고 본다. 큰 변동성이 예상되는 글로벌 자산시장의 향방에 주목해 리스크 관리에도 중점을 둘 계획이다. 또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개인연금 등 고객 및 자산 유치도 지속할 것이다.”
-연내 매각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대우증권의 입장은.
“대우증권의 대주주인 산업은행 측에서 공식적으로 매각에 대해 언급한 적은 없다. 또한 우리 측에 대해서도 매각에 대한 내용의 얘기는 없었다. 결국, 대주주가 결정할 일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로선 꾸준히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최상책이라고 생각한다.”
-인원이나 지점 수가 타 증권사보다 많다. 현 수준이 적당하다고 보는지, 앞으로 이에 대한 변화가 이뤄질지 궁금하다.
“현재 노조 측과 희망퇴직 절차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큰 틀에서 보면‘인력 수준의 적정성’보단 ‘회사 전략의 방향성’이 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이미 ‘독보적 PB 하우스 구축’이라는 목표를 정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직원의 수’가 아닌 ‘직원의 질’이다. 또 인력의 구조조정보단 비용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현재는 사람을 줄여 축소되는 비용보다 사람을 키워 늘어나는 수익에 더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장기적인 인력 계획 수립은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자기자본이 4조원을 넘었는데, 자본효율성 개선에 대한 계획은.
“자기자본 규모는 앞으로 더욱 커져야 한다. 증권회사라면 주식 거래만 하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증권사도 이젠 기업금융을 하는 투자은행(IB)이 돼야 한다.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IB를 보면 4조원이라는 자본 규모는 비교할 수도 없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말 신설한 기업투자금융본부 및 프로젝트투자금융본부를 통해 기업여신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자본을 활용한 다양한 비즈니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강점이 있는 해외사업을 포함한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우량한 투자 상품을 개발, 고객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결국 자본투자를 판매로 연결하는 선순환적 구조를 구축해 자본 효율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핀테크(Financial Tech) 산업과 관련된 신규 사업전략은.
“지난 4월에 핀테크포럼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다각적인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검토 중이다. 또 최근 발표된 ‘비대면 실명확인 제도’를 위한 기술적 검토는 물론 관련 핀테크 업체와의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에 대한 대응전략도 현재 준비 중이다.”
-해외진출에 대한 계획과 생각은 무엇인지.
“국내시장은 포화상태이다. 결국, 해외로 나가야 한다. 그동안 수업료도 톡톡히 냈다. 이젠 실패를 경험 삼아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 대우증권은 인도네시아의 한 인터넷 증권회사를 인수해 정비를 이제 마쳤다. 종합 증권사 육성이란 중장기적인 전략으로 현지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선진국 지역에선 IB와 트레이딩 하우스의 경쟁력을 활용해 대체투자와 자산운용 영역 등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장학만 선임기자 local@hk.co.kr
■KDB 대우증권 SWOT 분석
▦장점(Strength)
-주식위탁매매의 강점
-PB 전문화로 차별화된 서비스
-100개 이상의 국내 최대 지점 수로 고객과의 접점 극대화
▦단점(Weakness)
-과거부터 브로커리지 중심 영업으로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부문이 타사보다 아직 약함
-온라인 딥 디스카운트로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이 낮음
-수수료에 민감한 젊은 고객층 기반이 적음
▦기회 요인(Opportunities)
-저금리 시대 도래로 은행고객이 점차 자본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함
-증권사는 은행보다 다양한 상품개발에 용이함
-은행금리 이상의 다양한 상품개발이 가능함
-자기자본 4조원의 대형 증권사로 기업금융 부문을 발전시킬 가능성이 큼
▦위기 요인(Threats)
-금리 인상 시, 증시 유동성이 약해질 가능성
-금리 인상으로 보유 채권의 평가손실이 발생할 가능성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