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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국내파 바이올리니스트 세계 3대 콩쿠르서 우승 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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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국내파 바이올리니스트 세계 3대 콩쿠르서 우승 쾌거

입력
2015.05.3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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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영, 한국인으로는 처음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제패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20)이 3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2015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러시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폴란드 쇼팽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콩쿠르’로 불리는 이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한국인의 우승은 처음이다. 임지영은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입상을 목표로 준비했다. 우승은 기대조차 안 했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75주년을 맞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피아노와 성악, 바이올린 경연이 3년마다 번갈아 실시되며, 결선 진출자에게 8일 내에 세계 초연곡을 연주하는 과제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는 19개 국가에서 총 62명의 바이올리니스트가 참가했고, 임지영은 김봄소리 이지윤 등과 함께 26일부터 결선에 참가해 브람스 바이올린협주곡 D장조와 스위스 작곡가 마이클 자렐의 ‘구름만큼이나 적다’를 연주했다.

임지영은 결선 연주에 대해 “처음‘구름만큼이나…’악보를 받아보니 음이 너무 빨라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정해진 시간 안에 오케스트라와 연주나 가능할지 불안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격정적으로 몰아치듯 연주하려고 구상했지만, 작곡가에게 작곡의도를 듣고는 후반부에 구름 속으로 사라지는 듯한 느낌을 주기로 마음먹었어요. 막상 무대에 오르니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저만의 연주를 할 수 있어 오히려 편했습니다.”

임지영의 우승은 그가 예원예고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를 다닌 순수 국내파라는 점에서 한국 클래식 음악교육의 높은 수준을 입증한 쾌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임지영을 지도한 스승이자 이번 콩쿠르 심사위원이었던 김남윤 한예종 교수는 “임지영이 무대에 나오자 소리가 홀을 압도했고, 심사위원 모두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심사를 할 때마다 한국인을 우승시키는 날이 오도록 지도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며 “바로 오늘이 그 날이라 무척 기쁘다”고 덧붙였다.

2008년 금호콘서트로 데뷔한 임지영은 2011년 앙리 마르토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3위, 2014년 인디애나폴리스 바이올린 콩쿠르 3위에 오르는 등 국제콩쿠르에서 여러 차례 입상했다. 이번 우승으로 2만5,000유로(약 3,000만원)의 상금, 명기 스트라디바리우스 ‘허긴스’ 4년 임대의 특전과 함께 벨기에 폴란드 미국 대만 등에서의 연주 기회를 얻게 된다. 금호재단으로부터 1794년산 주세페 과다니니를 후원받고 있는 임지영은 “분에 넘치는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됐다”며 “2일 시상식에서 악기를 받으면 연주해보고 어떤 바이올린을 쓸 건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역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의 한국인 수상자로는 1976년 강동석(3위), 2005년 권혁주(6위), 2009년 김수연(4위), 윤소영(6위), 2012년 신지아(3위)가 있다. 2016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피아노 부문으로 개최된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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