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전 A조 제1국
백 이세돌 9단 흑 이동훈 3단



장면 4 좌변에서 백이 △로 씌웠을 때 흑이 ▲를 직접 움직이는 건 무리다. 그래서 이동훈이 먼저 1로 붙여서 3부터 7까지 선수한 다음 9로 좌상귀 삼삼에 쳐들어갔다. 변을 버리고 귀를 차지하려는 일종의 바꿔치기 작전이다.
하지만 결과가 신통치 않았다. 이세돌이 얼른 10, 11을 교환한 후 먼저 12로 끼워서 13으로 응수하도록 한 다음 14로 이은 게 좋은 수순이다. 평범하게 참고1도처럼 처리한 것과 비교하면 그 차이를 금방 알 수 있다.
이동훈이 15, 17로 궁도를 넓혔지만 아직 귀의 흑이 완생이 아니므로 결국 23으로 연결할 수밖에 없다. 이후 28까지 피차 거의 필연적인 진행인데 백은 상변과 좌변을 비롯해 반면 전체가 엄청나게 두터워졌다. 반면 흑이 중앙으로 머리를 내밀기는 했지만 언제든지 백이 좌변에서 A로 패를 결행하는 무시무시한 수단이 남았기 때문에 앞으로 흑이 국면을 운영하는데 엄청난 부담이 될 것 같다. 국후 검토 때 이동훈도 “이 부근에서 바둑을 망쳤다. 참고2도 1, 3으로 가볍게 처리하는 게 훨씬 나았다”며 크게 후회했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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