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에서 색(色)은 영감의 원천이다.
그림을 볼 줄 모르는 사람들도 알고 있는 화가가 ‘절규’를 그린 뭉크와 ‘해바라기’의 고흐다. 이들의 그림은 빨강과 노랑으로 대변된다. 하늘을 빨갛게 칠한 뭉크의 ‘절규’.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다리 위에서 부르짖고 있는 이 그림 속 인물은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다. 다섯 살 때 어머니가 결핵으로 사망하고 그 후 누나인 소피에를 같은 병으로 잃은 뭉크. ‘죽은 어머니’ ‘병실에서의 죽음’ ‘병든 아이’ 등 이른바 ‘죽음 시리즈’에 앞서 그린 것이‘절규’다. 육신의 사랑을 죽음에 의해 빼앗긴 기억, 그 기억을 극복하기 위해 생의 에너지를 분출한 그의 노력이 빨강으로 분출됐다.
노란색의 구도자라 할 만큼 노란색을 사랑한 고흐. 그는 남프랑스 아를에서 ‘노란색 집’ 방을 빌려 고갱과 함께 산 적이 있다. 이 무렵 그린 것으로 알려진 ‘아를의 고흐의 방’이라는 작품에서 노란색이 유감없이 사용됐다. 예술과 관련한 격렬한 논쟁을 한 두 화가의 ‘동거’는 2개월 만에 파경을 맞는다. 대표작 중 하나인 ‘해바라기’는 바로 고갱과 함께할 나날을 기대하며 그린 작품이다.
질병에서 색은 치료의 도구이다.
컬러테라피라는 말도 그래서 나왔다. 우울한 기분이 이어질 땐 빨강 주홍 분홍 노랑 등 따뜻한 색의 기운을 받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주황과 노랑은 의욕을 자극하는 색으로 벽지 등 인테리어에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불면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다면 파랑이나 보라 계열이 좋다.
갱년기 장애 치료에는 노랑이 제격이다. 노랑은 정신에 활력을 주고 우울함을 이길 수 있도록 돕는다. 주황은 신체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등 상실감 회복에 도움을 준다. 녹색은 안정감을 줘 갱년기 장애 치료와 치매 예방에 좋다. 김선현 차병원 교수는 “빨강 초록 노랑 남색 등 보색 대비를 통하면 뇌 기능을 활성화 시킬 수 있다”고 했다.
교육에서 색은 정서 함양의 수단이다.
맹희숙 건국대 미래지식교육원 컬러테라피 지도교수는 “초등학교 입학 전 부모가 삼원색을 활용해 공부방을 꾸며주는 등 아이들이 색을 긍정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유년기에는 검정 회색 흰색 등 무채색보다는 빨강 파랑 초록 등 삼원색을 가까이 하는 것이 정서 함양에 좋다는 권고다. 맹 교수는 “어릴 적 관심을 못 받았거나, 학업스트레스가 축적된 경우 밝은 색보다는 어둡고 차가운 색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며 “10세 이후 삼원색보다 파란색 등 차갑고 어두운 색을 선호한다면 인위적으로 색을 강요하지 말고 아이가 갖고 있는 내적 문제를 치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치중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