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민환기자 limm@sporbiz.co.kr
배우 도지원은 먼저 자신을 드러낸 적이 없다. 무려 26년 동안 묵묵히 그만의 프로필을 채웠다. '여인천하'의 경빈마마, '웃어라 동해야'의 9살 지능 안나, '힐러'의 병든 명희 등 캐릭터의 변신만큼은 누구보다도 강렬했다. 그러나 실제 도지원은 최근 종영한 KBS2 수목극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맏딸 현정이처럼 겉으로 티를 내지 않았다. "데뷔 이래 풋풋한 멜로는 처음"이라며 활짝 웃는 도지원과 마주 앉았다.
-드라마가 성공리에 끝났다.
"작품을 끝내면 시원섭섭하다고 하는데 이번 작품은 많이 섭섭하다. 좋은 대본과 좋은 선후배, 감독님, 제작진이 합심해 좋은 결과물을 나왔다. 촬영할 때 진심으로 행복했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득 채울 수 있었다."
-캐릭터에 대한 만족도는.
"역할 자체가 변해가는 과정을 그리면서 변해가는 모습에 만족했다. 조금씩 변해가는 현정이의 감정선과 모습이 제대로 표현됐다. 연기하는 나조차 쾌감이 컸다. 현정이를 연기할 수 있었던 게 나에겐 행운이었다."
-연기에 어려운 점은 없었나.
"고생이라기보다 재미가 있었다. 배우이기 이전에 나도 드라마의 시청자였다. 대본을 보는 재미가 컸다. 장미희 선배는 '연기할 맛 나지 않니'라고 하셨다. 대사 한 줄이 주는 의미가 흐름을 어울리게 하는 힘이 있었다."
▲ 임민환기자 limm@sporbiz.co.kr
-'착않여'의 캐릭터는 전작들과 차이가 있다.
"그동안 센 역할들을 많이 했다. '뭬야'의 경빈이나 지능이 어린이 여자 등을 기억하는 분들이 더 많다. 현정이는 겉으로 보기에 똑 부러지는 전문직 여성이나 집 나간 아버지에 대한 원망으로 마흔이 넘도록 연애 한번 제대로 못해본 여자다. 변화하는 현정이를 통해 내 안에 내재된 내 모습을 본 것도 같다."
-커리어우먼에 골드미스라는 점이 캐릭터와 닮았다.
"글쎄… 현정이와 내가 비슷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직장에서 남을 밀치고 내가 성공해야 한다는 욕심이 없다. 현정이의 깐깐한 모습과 다르다. 다만 극 후반으로 갈수록 현정이의 마음이 열리고 풀어지는 모습에서 나를 느끼기도 했다."
-극중 현정과 문학의 중년 로맨스가 화제였다.
"손창민 선배가 잘 이끌어 연기가 잘 나왔다. 이마 뽀뽀신을 연기할 줄 몰랐다. 데뷔 이래 풋풋한 멜로신은 처음 해봤다. 사실 스킨십 장면은 피해왔는데 이번 연기에 나도 놀랐고 만족했다. 문학과의 멜로를 찍는 동안 한 번 결혼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왜 피했었나.
"사실 작품에서 로맨스라 하기에 어려웠던 연기를 해왔다. 힘들게 연애하거나 어렵게 결혼하는 등 고생한 연기가 대부분이었다."
▲ 임민환기자 limm@sporbiz.co.kr
-손창민과의 호흡은.
"그간 보여지지 않았던 도지원의 모습을 끌어내 준 분이다. 어느 날 내게 '현정이네 현정이'라고 하더라. 이후부터는 더 편하게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번 작품을 하며 호흡이 얼마나 중요한 지 다시금 느꼈다. 손창민 선배가 내 스타일을 파악하고 굉장히 잘 맞춰줬다. 같이 연기를 하면 할수록 흥이 났다."
-살이 많이 빠졌다.
"이번에 정말 많이 빠졌다. 촬영 일정도 바빴지만 원래 운동을 안 하면 빠지는 체질이다. 한동안 운동을 하지 못해 체중이 더 줄었다."
-결혼 계획은.
"패스!"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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