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업체가 출시한 '패스' 월 1,000만명 이용 SNS 3강
승승장구하는 네이버 라인에 비해 그동안 해외실적 없어 내수용 오명
중국에 게임 유통 전담조직 신설, 日·필리핀서도 새 서비스 출시 준비
‘국민 메신저’로 통하는 ‘카카오톡’의 약점은 안방에서만 강하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이용자가 3,800만명에 이르지만 해외에서는 존재감이 거의 없다. 이 같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다음카카오가 해외 사회관계형서비스(SNS) 업체를 인수해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다음카카오는 29일 인도네시아의 인기 SNS ‘패스’와 ‘패스 톡’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인터넷 서비스업체 패스가 2010년 출시한 이 서비스는 등록된 지인하고만 소통할 수 있는 SNS로, 다음카카오의 ‘카카오스토리’와 유사하다. 패스톡은 패스 이용자들끼리 대화할 수 있는 모바일 메신저다.
패스는 인도네시아에서 세계 최대 SNS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함께 3대 인기 SNS로 꼽힌다. 정작 미국에서는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지만 인도네시아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월평균 이용자수는 1,000만명 이상으로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패스는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에서도 이용률이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패스를 손에 쥐면서 다음카카오는 인구 2억5,000만명의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강력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 다음카카오는 인도네시아에서 해외 국가 중 가장 많은 1,800만명의 카카오톡 가입자를 두고 있지만 실제 이용자는 드물다. 하지만 앞으로 패스와 카카오톡을 연결해 두 서비스의 이용을 늘린 다음 다른 서비스를 선보이는 방식으로 현지에 진출할 수 있다.
그만큼 다음카카오 입장에서는 이번 인수가 ‘내수용’이라는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다. 다음카카오는 국내에서 카카오톡 뿐 아니라 포털 검색, 모바일 게임 유통 등을 통해 실적을 내고 있지만 해외에서 가져오는 수익이 거의 없다. 2011년 카카오톡의 일본 진출을 위해 야후재팬과 손잡고 세운 카카오재팬의 경우 적자가 쌓여 지난해 말 야후재팬과 협력 관계를 정리했다. 여기에 국내 카카오톡 이용자수가 더 이상 늘지 않고 있으며 안정적 수익원이었던 모바일게임사업도 최근 게임업체들이 독자 유통망을 갖춰 벗어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맞수인 네이버가 일본, 대만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 인기가 높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내세워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는 것과 대조적이다. 네이버의 경우 올 1분기 매출 7,406억원 가운데 33% 가량이 해외에서 나왔다.
그만큼 해외 시장 공략은 다음카카오가 꼭 풀어야 할 숙제다. 이를 위해 다음카카오는 앞으로 현지에 맞는 국가별 특화서비스로 해외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이번 패스 인수를 비롯해 지난 2월 중국에 게임유통 전담 조직을 신설했고, 일본과 필리핀에서도 새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의미 있는 해외 성과를 내기 위해 인수 합병이나 현지 기업과 협력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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