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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던지겠습니다" 연패 끊은 '장원준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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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던지겠습니다" 연패 끊은 '장원준 타임'

입력
2015.05.30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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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두산의 최대 강점은 선발진이다. 연패 위험성이 적고 계산된 야구가 가능하다. 시즌 전 우려대로 허약한 불펜이 문제이지만 조금씩 안정되는 모습이다. 단기전은 몰라도 긴 페넌트레이스에서 두산 야구가 갖는 이점은 상당하다.

하지만 주중 3연전에서 두산 선발 야구는 실종됐다.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선발 3명이 모두 패전 투수가 됐다. 쿠바산 마야는 26일 1⅔이닝 8피안타 7실점 했다. 니퍼트는 27일 5⅔이닝 10피안타 7실점하고 강판됐다. 28일 선발 유희관은 6이닝 8피안타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지만 타선의 침묵으로 시즌 2패(6승)째를 당했다.

그런 와중에 장원준이 29일 수원 kt전에 선발 등판했다. 두산 입장에선 이달 초반 팔꿈치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던 그가 무너질 경우 상당한 데미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두산 관계자도 "타선이 전체적으로 다운됐다. 엇박자가 심하다"며 "장원준의 호투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기대와 달리 장원준은 고질적인 1회 징크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두 타자를 연거푸 볼넷으로 내보냈다. 1회초 야수들이 2점을 뽑아줘 유리한 입장이었지만, 3연패 속 등판이라는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직구보다는 변화구 구사율을 높이며 타자의 헛방망이질만 유도했다.

하지만 2회부터 달라졌다. 공격적인 투구로 삼진 개수를 늘려 나갔다. 결국 그는 두산 유니폼을 입고 한 경기 개인 최다 투구수인 121개의 공을 뿌리며 6⅔이닝을 5피안타 7탈삼진 3실점으로 막았다. 그의 종전 최다 투구수는 지난달 24일 잠실 KIA전에서의 111개, 롯데 시절까지 포함하면 2007년 8월15일 사직 LG전에서 139개까지 던진 적이 있다.

시즌 5승과 함께 통산 90승 고지에 오른 그의 피칭이 더욱 값졌던 건 7회 등판을 자청하며 불펜 투수의 짐을 덜어줬기 때문이다. 권명철 투수 코치는 6회까지 투구수가 103개로 많은 것을 감안해 "그만 던지자"고 더그아웃에서 말했다. 하지만 장원준은 단호하게 "더 던질 수 있습니다. 더 던지겠습니다"며 글러브를 끼었다. 주중 NC전에서 불펜 투수들이 많이 던졌고, 본인도 여전히 손 끝에 힘이 남아 있어 의지를 보였다.

물론 결과는 아쉬웠다. 4-2로 앞선 7회 1사 2루에서 박경수에게 우월 2루타를 맞았고, 계속된 2사 1루에서는 이대형에게 내야 안타를 맞아 2사 1ㆍ3루 위기에 몰렸다. 그래서 뒤이어 나온 윤명준이 적시타라도 맞을 경우 한 박자 늦은 투수 교체라는 비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윤명준이 후속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고 급한 불을 껐다. 타자들은 8회초 대거 4점을 뽑아내 승기를 가져왔다. 과정이 썩 매끄럽지는 않았지만, 장원준의 투지와 열정이 전해진 셈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경기 후 장원준과 악수하며 "고생했다"고 등을 두드려 줬다.

장원준은 경기 후 "1회 2점 리드한 가운데 마운드에 올라 '무조건 점수를 주지 않겠다'는 욕심이 컸다.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며 "2회부터 직구를 자신 있게 뿌리며 공격적인 투구를 한 게 먹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7회 더 던지겠다고 올라갔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팀에 미안하고 아쉽다"며 "팔꿈치 통증은 전혀 없다. 연패 중이라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만 먹고 들어갔다"고 말했다.

함태수 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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