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넥센 4번 타자 박병호(29)가 3경기 연속 대포를 가동하며 홈런 레이스 경쟁에 뛰어들었다.
박병호는 29일 인천 SK전에서 팀이 5-0으로 앞선 2회 1사 1루에서 메릴 켈리의 바깥쪽 높은 시속 147㎞ 직구를 힘껏 받아 쳐 우중월 2점 아치를 그렸다. 지난 27일 대구 삼성전부터 3경기 연속 홈런포로 시즌 14호째다. 부문 선두 에릭 테임즈(NC), 최형우(삼성)와의 격차를 어느덧 3개로 좁혔다.
3년 연속 홈런 타이틀을 거머쥔 박병호는 올 시즌 초반 경쟁자에 비해 다소 느린 홈런 페이스를 보였다. 3할2푼대의 높은 타율은 유지하고 있었지만 큰 것 한방이 안 나와 주위의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러나 박병호는 특유의 몰아치기로 본격적인 레이스에 합류할 채비를 마쳤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박)병호는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며 "상대 투수들이 견제를 하기 위해 몸쪽 승부를 펼치는데 이를 어떻게 이겨내는지가 중요하다. 이 코스를 잘 공략한다면 본격적인 레이스는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병호는 지난해 타고난 힘에다 약점으로 평가 받던 몸쪽 승부까지 극복해 50홈런 고지를 밟았다. 타이밍이 약간 늦은 감이 있지만 한 손을 놓고 재빠르게 감아 버리면서 왼쪽 담장을 곧잘 넘겼다. 국민 타자 이승엽(삼성)도 "박병호는 몸쪽 공을 다소 늦은 타이밍에 치면서 파울 라인 안쪽으로 집어넣는다"고 놀라워했던 기술이다. 박병호는 "몸쪽 공에 팔을 뻗지 않고 감아야 좋은 타격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아직 몸쪽 공을 공략하는 박병호의 모습이 나오지 않고 있다. 염 감독은 "어떻게 보면 병호가 몸쪽 공을 홈런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자세를 타자들에게 제시했다"며 "현재는 타이밍이 안 맞아 바가지성 타구가 나오고 있는데 몸이 먼저 반응하도록 연습을 계속 했던 만큼 본인이 원래 해왔던 감을 찾을 것"이라고 기대를 걸었다.
박병호는 29일 경기 후 "그 동안 장타가 많이 나오지 않았는데 최근 많이 나와서 스스로 만족스럽다"며 "실투를 놓치지 않고 과감히 타격해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 나쁜 볼을 참아내고 좋은 볼을 쳐 장타를 많이 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인천=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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