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기간 남은 비자카드 등
"후원 종료" 선 긋기 나섰지만…
월가 대형 은행들도 조사받을 듯
국제축구연맹(FIFA) 고위 임원들의 대규모 부패 스캔들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가운데, 비자카드, 아디다스 등 FIFA 의 대형 후원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후원을 종료할 수 있다”라며 FIFA 부패와 선긋기에 나섰지만, 계약기간이 아직 남아있는데다 일부 업체들은 오랜 기간 후원해 온 터라, 이번 수사의 직간접적 영향권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2007년부터 피파의 최대 후원사였던 비자카드는 28일 “FIFA 임직원 7명이 부패 혐의로 체포된 데 대해 FIFA와의 후원 계약을 종료할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비자카드는 2022년까지 FIFA를 후원하기로 후원 계약을 맺었다. 또 다른 대형 후원사인 아디다스 코카콜라 맥도날드 현대자동차 역시 “매우 유감스럽다”며 “상황을 계속 지켜보겠다”고 밝히면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피파는 2014년 한해 이들 후원사들로부터 1억7,700만달러(약 2,000억원)를 후원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디다스의 경우, FIFA공식 파트너 중에서도 광고 노출 빈도가 가장 높은 기업이어서 ‘잃을 것이 가장 많은 업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디다스는 FIFA 후원업체 중 유일한 스포츠업체인데다 1970년부터 월드컵 등 FIFA가 주관하는 공인 대회에 ‘대회 공인구’를 제공하며 톡톡한 광고 효과를 누려왔다. 연일 FIFA 부패와 관련한 비판 성명을 냈지만 2030년까지 월드컵 후원계약이 돼 있어 이번 수사에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나이키의 경우 FIFA 공식 후원사는 아니지만, 미국 검찰이 공소장에 나이키가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비리의혹을 제시하면서 비상이 걸린 상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브라질 축구협회 뇌물수수 의혹을 근거로 “FIFA 부패 스캔들이 나이키를 옭아맬 조짐”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여기에 월가 대형 은행들도 뇌물 수사와 관련해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융전문 사이트 마켓워치는 이날 검찰 문서를 인용해 “시티그룹, 뱅크 오브 아메리카, JP모건, HSBC 및 UBS 등 대형은행들도 조사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소장에 따르면 수백만 달러 규모의 대형 거래가 미국 은행 계좌를 통해 개인 계좌에 입금된 정황이 포착됐다. 사건을 조사중인 뉴욕 검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들 은행이 기소된 FIFA 인사들의 돈세탁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가 조사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그러나 조사의 일부일 뿐 이들 은행이 기소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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