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부터 김치볶음밥을 먹었을까? 내가 아주 어렸을 때는 김치볶음밥이라는 게 없었던 것 같은데 내가 기억을 못하는 걸까?
김치볶음밥에 대한 기억의 시작은 대학교 때부터다(참고로 난 85학번. 흐미~ 오래 됐네 ^^;) . 여하튼, 김치볶음밥의 역사는 그리 오래 되지 않은 듯하다. 특히 외식 메뉴로서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 이런 심플한 조합의 김치볶음밥이 대중들에게 왜 옛날부터 알려지지 않았을까? 글을 쓰다가 갑자기 생각이 난건데 ‘우리나라 전통 음식 중에는 볶음밥이란 게 없었나? 왜 없었지? 중국의 영향을 받았으면 있을 법도 했었는데? 요즘의 비빔밥과 닮은 골동반이라는 음식도 있었는데? 조선시대에 볶음밥을 먹었다는 얘기는 들어 본적이 없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옛날부터 쌀을 귀히 여겨서 밥을 볶는 것을 천하게 여겼나?’ 하는 궁금증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포털에 물어 봐야겠다.ㅋㅋ
어찌됐건 간단해 보이는 김치볶음밥도 제대로 맛을 내기란 의외로 어렵다. 일단 밥을 고슬고슬 지어야하고 또 식혀야한다. 그리고 밥알이 뭉치지 않게 잘 부숴야 하며 김치는 너무 익어도 또 너무 안 익어도 안 된다. 까다롭지 않으면서 은근 까다로운 음식이다. 김치볶음밥 뿐만이 아니다. 어떠한 볶음밥도 만들 땐 꼭 식은 밥으로 해야 맛이 난다. 이유는 밥이 식으면서 밥알이 더 탱글탱글 해질 뿐만이 아니라 표면이 거칠어져 양념이 더 잘 묻어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내가 먹었던 김치볶음밥 중에 가장 기억나는 것은 숙명여대 앞 분식집에서 먹었던 김치볶음밥이다. 그 분식집의 김치볶음밥은 특이하게 즉석 떡볶이처럼 테이블에서 각자가 볶아 먹는 시스템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밥에 올라간 김치도 거의 김치찌개 같은 김치였다. 그래서 볶음밥의 철칙인 고슬고슬함 대신 질척함이 묻어나는 ‘비빔볶음밥’이라고 할까? 아무튼 일반적인 볶음밥은 아니었지만 참 맛있던 걸로 기억한다(아직도 그 분식집이 있나?).
사람들에게 할 수 있는 요리가 뭐냐고 물으면 요리를 못하는 사람들도 라면과 김치볶음밥을 말할 정도로 대중적이다. 또 김치볶음밥은 김치와 베이컨, 김치와 햄, 소시지 같은 조합으로 동서양의 콜라보레이션(협업)의 선두주자다. 자, 이제! 제대로 맛나게 한번 만들어 먹어봅시다!!!
● 돼지고기 김치 볶음밥(2인 기준)
재료: 식은 고슬 밥 400g, 돼지고기 목살(지방이 있는) 150g, 익은 김치 150g, 양파 1/2개, 파 1/2개, 양조간장 1큰 술, 소금, 후추, 계란 2개 식용유
● 조리방법
1. 장갑에 오일을 발라 식은 밥을 낱알 낱알 펼친다.
2. 10분 정도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다진 고기(너무 잘지 않게)를 넣는다. 고기는 처음부터 풀어 볶지 말고 덩어리진 채로 놔뒀다가 볶는다.
3. 파는 소금, 후추로 간을 해 볶은 후 접시에 덜어 놓는다. (노련한 경험자라면 고기와 파를 따로 볶았을 듯)
4. 2의 팬에 1의 밥을 넣어 달달 볶다가 소금 살짝 넣고 간장을 넣는다. (3-4번 순서는 바뀌어도 무방)
5. 팬에 국물을 제거한 김치와 양파를 넣고 볶다가 볶아 놓은 고기, 밥, 파를 넣는다.
6. 김치볶음밥을 접시에 담고 계란 프라이를 올리면 끝! (기호에 따라 참기름 뿌려도 좋음. 내 개인 취향은 아님ㅋ)
서태화 '쿡스타그램' ▶ 시리즈 모아보기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