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인이 되고자 도시를 떠나 시골로 간 삼류 만화가와 가족이 겪는 일을 유쾌하게 그린 만화책. 주인공 만화가는 아내에게 시골로 같이 가준다면 몸종이라도 되겠노라는 각서를 쓰고 겨우 이주한다. 하지만 막상 겪어본 시골 생활은 도시에서 살 때보다 불편하고 시끄럽고 까다롭기만 하다. 지붕은 비만 오면 새고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오는 이웃들은 성가시기 짝이 없다. 수시로 집에 들어오는 뱀도, 밤마다 울어대는 산짐승 소리도 무섭기만 하다. 고즈넉한 전원생활, 농사의 즐거움, 정 많은 이웃들, 평화로운 풍경을 떠올리며 시골로 이주하려는 사람에게 이 주인공은 ‘개뿔’이라고 외친다. 하지만 이 같은 비명에는 시골 생활에 대한 친절한 경고와 장난스런 위악이 섞여 있다. 주인공은 맹목적인 예찬과 순진한 환상을 버리고 행복을 찾는다면 시골 생활이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말한다. 낮은산ㆍ316쪽ㆍ1만5,000원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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