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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포구에 CCTV… 어민들 선박 걱정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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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포구에 CCTV… 어민들 선박 걱정 해소

입력
2015.05.2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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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지역에 최첨단 ICT 시설

안보·재난 상황에 원활한 통신

해상에 있는 어선과 영상통화

아이드엔 원거리 화상 교육도

유정복(왼쪽부터) 인천광역시장과 오성목 KT 부사장, 조강래 해병대 6여단장이 인천 옹진군 백령면사무소 대피소에서 다른 대피소와 영상 통화를 하고 있다. KT 제공
유정복(왼쪽부터) 인천광역시장과 오성목 KT 부사장, 조강래 해병대 6여단장이 인천 옹진군 백령면사무소 대피소에서 다른 대피소와 영상 통화를 하고 있다. KT 제공

인천항에서 북서쪽으로 약 178㎞ 떨어진 서해 최북단 섬 백령도에서 어업을 하는 주민 김진수(58)씨는 태풍이나 폭우가 올 때면 배 걱정에 마음을 놓을 수 없다. 김씨는 “5톤짜리 배 한 척에 1억원이 넘는다”며 “날씨가 궂은 날이면 하루에도 몇 번씩 나가 정박 중인 배를 살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던 중 김씨는 지난 3월부터 이런 걱정을 덜었다. KT가 어민들의 선박과 어업 장비 등의 파손, 도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백령도 주요 포구인 두무진, 장촌, 용기포 3곳에 스마트 폐쇄회로(CC)TV를 달아줬기 때문이다. CCTV가 설치된 후 김씨는 고화질 카메라로 실시간 촬영된 포구의 모습을 언제 어디서든 컴퓨터(PC)나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안보와 재난 위협에 시달리던 백령도가 첨단 통신시설을 통해 안전하고 편리한 섬으로 탈바꿈했다. KT가 3월17일 백령도에서 인천시와 함께 ‘백령 기가 아일랜드’ 구축을 선포하며 일어난 변화다.

KT는 지난해부터 도서 지역에 초고속 인터넷보다 10배 빠른 기가급 인터넷을 활용해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시설을 구축하는 ‘기가스토리’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KT와 BC카드를 비롯한 KT그룹의 14개사가 기금을 출연한다. KTH, 스카이라이프, KT ENS, KT뮤직은 울트라고화질(UHD) TV 및 콘텐츠를 갖춘 기가사랑방을 구축하고 태양광 시스템을 설치해 준다. KT는 이보다 앞서 지난해 전남 신안군 임자도와 경기 파주시 대성동에서도 유사한 내용의 기가스토리 전파 행사를 했으며, 백령도는 세 번째에 해당한다.

지난달 29일 KT '문화가 있는 날' 행사에 참석한 소비자들이 전남 신안군 임자도에서 수확한 천일염과 김 등을 산지 가격으로 사기 위해 살펴 보고 있다. KT 제공
지난달 29일 KT '문화가 있는 날' 행사에 참석한 소비자들이 전남 신안군 임자도에서 수확한 천일염과 김 등을 산지 가격으로 사기 위해 살펴 보고 있다. KT 제공

우선 KT는 광케이블 설치가 어려워 느린 속도의 인터넷을 사용해야만 했던 백령도에 빠른 속도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기가 마이크로웨이브’를 구축했다. 마이크로웨이브는 광케이블 공사가 어려운 섬 지역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극초단파 무선통신 시설이다. KT는 지난해 12월 기존 마이크로웨이브 장비 대비 5배 커진 용량으로 최대 1Gbps 데이터 전송속도를 내는 기가 마이크로웨이브 기술을 개발했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함께 개발한 4안테나 기술인 ‘4T4R’ 안테나를 적용했다. 4T4R은 기존 LTE보다 기지국과 기기의 안테나 숫자를 2배로 늘린 것으로, 그만큼 적용 범위가 늘어난다. 이로써 백령도 주민들은 해상에 나와있는 어선과 영상통화도 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재난 재해 시 각 대피소와 육지 간 원활한 통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무전LTE 서비스와 통신장비가 망가져도 통신할 수 있는 위성LTE 서비스를 적용했다. 또 26곳의 주민 대피소와 인천시청 상황실을 화상으로 연결해 긴급 상황 시 정확한 상황 파악과 의사 결정을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백령도는 70대 이상 노년층 비율이 20% 이상이지만 병원과 보건소가 각 1곳 뿐이다. 육지까지는 배를 타고 나가면 4시간 이상 걸린다. 그만큼 기상 악화 상황에서 위급 환자가 발생하면 대처할 길이 없었다.

KT는 백령도의 이 같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심신 취약계층에게 착용형(웨어러블) 기기인 스마트워치 100대를 보급해 운동정보, 심박수 등 건강 정보를 관리하는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KT가 자체 개발한 건강관리 기술을 탑재한 이 시계는 내부 장착된 감지기가 5분마다 심박수를 재고 이상이 있으면 ‘평소와 심박수가 다르다’는 문자를 자동으로 보호자에게 보낸다. 아울러 소변으로 간단히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요닥’ 서비스도 함께 도입했다. 이런 혜택을 받는 주민 하영숙(84)씨는 “시계가 있어 밖에 다니는 것도 안심이 되고 아파서 연락할 수 없는 상황에 자동으로 보호자와 연결돼 좋다”고 설명했다.

지리적 여건 때문에 원하는 것을 배우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ICT 기반 교육 시스템도 구축했다. 백령초등학교와 북포초등학교 학생들은 지난 3월부터 5개월간 매주 2회씩 서울에 거주하는 11개국 13명의 유학생으로부터 1 대 1 외국어 회화 수업을 받는다. 이는 KT가 마련한 온라인 화상 시스템 덕에 가능하다. 한희성(북포초5)군은 “외국인 선생님들에게 해외 문화를 접하고 외국어를 배워 장래에 전투기 조종사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국민 생활을 이롭게 만들겠다는 KT의 의지는 도서지역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KT는 올 2월부터 정부의 문화가 있는 날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매달 KT 광화문빌딩 1층 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색다른 공연과 전시를 개최해 시민들과 다양한 문화 경험을 공유한다. 또 올레스퀘어 야외 라운지에서 전국 시장 상인들을 초청해 지역 특색이 묻어나는 음식을 소비자들이 온누리 상품권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오성목 KT 부사장은 “기가인터넷을 활용해 앞으로 백령도뿐 아니라 도서지역 주민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불편 없는 통신 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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