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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불 뇌물파티… FIFA '더티 플레이' 낱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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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불 뇌물파티… FIFA '더티 플레이' 낱낱이

입력
2015.05.28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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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서 1000만弗 받은 전 부회장

"이건 사업… 경건하면 교회 차려"

美 당국의 스위스 본부 수사에

러 "美사법권 바깥 지역서…" 반발

로레타 린치 미국 법무부 장관이 27일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FIFA 관계자 9명을 포함한 14명을 뇌물수수 돈세탁 등 47개 혐의로 기소한다는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로레타 린치 미국 법무부 장관이 27일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FIFA 관계자 9명을 포함한 14명을 뇌물수수 돈세탁 등 47개 혐의로 기소한다는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당신이 그렇게 경건한 사람이면 교회를 차려. 사업은 사업이잖아.”

2011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를 앞두고 표를 얻기 위해 뭉칫돈이 왔다 갔다 하던 와중에 한 후보의 부탁을 받고 4만달러가 든 돈봉투를 뿌리던 트리니다드 토바고 출신 잭 워너 전 FIFA 부회장이(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선정과정에서 1,000만달러 수수가 밝혀져 축구계에서 추방됨)이 돈 선거를 항의하는 FIFA 관계자에게 쏘아 붙인 말이다.

월드컵 개최지 선정때 수천만달러 오가

27일 뉴욕타임스(NYT)는 FIFA 지도부의 뇌물수수 의혹을 수사중인 뉴욕 검찰이 공개한 공소장을 통해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월드컵 개최를 둘러싼 뇌물수수 관행과 FIFA의 부패상을 낱낱이 공개했다.

남아공 정부는 월드컵 유치를 위해 1,000만달러(약 110억5,500만원) 이상을 FIFA 관계자들에게 제공했다. 당시 집행위원이었던 워너 전 FIFA부회장은 자금 전달책에게 프랑스 파리로 가서 남아공 월드컵유치위원회 고위 관계자로부터 ‘호텔방에서 1만달러 지폐 묶음으로 채워진 서류가방’을 받아오라고 지시했다. 전달책은 지시대로 돈가방을 워너 전 부회장에게 전달했다. 당시 경쟁국이었던 모로코도 대회 유치를 위해 워너에게 100만달러를 제의했지만 워너 전 부회장은 더 많은 돈을 쥐어준 남아공 손을 들어줬다는 게 미 수사당국의 판단이다. 미 검찰은 워너 전 부회장이 이중 상당액을 개인 용도로 쓴 것으로 확인했다. 워너 전 부회장은 또 2011년 FIFA 회장 선거 과정에서도 후보자로부터 연설 청중을 모아주는 조건으로 36만달러를 온라인으로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고 NYT가 전했다.

미국 사법제도에 따라 스위스에 본부를 둔 FIFA의 비리 사건을 수사하는 것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특히 2018년 차기 월드컵 개최국인 러시아가 이번 체포는 불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FIFA 간부들 체포는 미국이 사법권 바깥 지역에서 불법을 저지른 또 다른 사례”라며 “미국은 자국 밖에서 벌어진 일에 대한 심판 노릇을 당장 멈추고 국제법 절차를 따르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FIFA 본부 벽에 붙은 로고에 27일 행인들의 모습이 비치고 있다. 취리히=AP 연합뉴스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FIFA 본부 벽에 붙은 로고에 27일 행인들의 모습이 비치고 있다. 취리히=AP 연합뉴스

차기 러시아ㆍ카타르 월드컵도 수사대상

스위스 검찰도 미국과 별도로 FIFA 뇌물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27일에는 취리히에 있는 FIFA 본부를 압수수색해 월드컵 개최지 선정 관련 전자 데이터와 문서들을 압수했다. 스위스 검찰은 “2018년 러시아 및 2022년 카타르 개최지 선정 과정에 참여했던 10명의 집행위원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가디언은 스위스 검찰이 조사 대상인 FIFA 위원 10명의 명단을 작성했으며, 여기에는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체육부장관도 들어있다고 보도했다. 명단엔 무트코 외에 스페인 벨기에 터키 키프로스 이집트 태국 등의 FIFA 위원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FIFA는 이와 관련 “러시아와 카타르 월드컵 개최지 변경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러시아와 카타르도 이미지 추락 등의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미국 외교안보 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미국 정부 FIFA 수사의 불똥이 미국의 대 중동정책에까지 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카타르에는 미 공군의 중부사령부가 있는 알 우데이드 공군기지가 위치하고 있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핵심 군수보급 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전략적 가치 때문에 미국은 그 동안 카타르가 가자지구 무장단체 하마스를 지원한다거나 중동 전역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들에 자금을 댄다는 등의 의혹에 대해 모른 척 해왔지만, 양국 관계는 “점차 불편해졌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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