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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어깨 펴는 날, 오긴 올까

입력
2015.05.28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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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월급 11만원 느는 동안 고작 8000원 늘어나 격차 확대

"기업들 보상 이중화 전략 영향" 사회보험 가입률도 하락세 '한숨'

비정규직과 정규직 근로자의 임금격차가 올해 들어 더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고용의 질을 보여주는 사회보험 가입률은 수 년 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정규직은 갈수록 늘고 있지만, 근로조건은 점점 더 열악해지고 있는 것이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1~3월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은 146만7,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5만9,000원)에 비해 0.5%(8,000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1.3%)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으로 비정규직의 실질 임금은 오히려 뒷걸음쳤다는 얘기다.

반면 이 기간 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은 260만1,000원에서 271만3,000원으로 4.3%(11만2,000원) 늘어났다. 이에 따라 통계청이 근속 기간과 성별, 연령, 산업 등 여타 조건을 동일하게 제한해 계산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도 12%로 지난해(11.2%)에 비해 0.8%포인트 확대됐다.

임금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이유에 대해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현대차 불법파견 판결 등을 계기로 기업들이 정규직 업무와 비정규직 업무를 아예 분리해가는 경향을 보인다”며 “핵심 인력인 정규직에 대해서는 임금을 인상하는 등 대우를 높여주고, 비정규직에는 대우를 낮추는 이중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후와 건강 등 최소한의 안전망조차 배제된 비정규직도 늘고 있다. 3월 비정규직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37.9%(정규직 82%)로 지난해에 비해 1.8%포인트 낮아졌다. 비정규직 국민연금 가입률은 2012년 40.5%로 정점을 찍은 이후 3년째 내리막이다. 비정규직의 건강보험 가입률도 45.2%(정규직 84.7%)로 지난해보다 1%포인트 떨어졌으며, 고용보험 가입률(44%)은 제자리 걸음을 하며 정규직(82.4%)의 절반을 간신히 넘겼다. 시간외 수당과 유급 휴가를 받는 비정규직 비율도 각각 24%, 32.6%로 지난해보다 소폭 내려갔다.

처우는 악화되고 있지만 비정규직은 갈수록 늘고 있다. 올해 3월 비정규직 숫자는 601만2,000명으로 3월 기준으로 처음 600만명을 넘어섰다. 전체근로자(1,879만9,000명)의 32%에 달한다. 시간제 근로자(209만1,000명)가 9.1%(17만5,000명) 늘면서 증가세를 주도했고, 한시적 근로자(341만7,000명)도 0.5% 늘었다. 파견ㆍ용역 등 비전형 근로자(214만8,000명)는 0.1% 줄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에서 가장 많은 6.1%(6만8,000명)가 늘었고, 20대와 50대에서도 각각 3.5%, 2.1% 증가했다. 40대는 3.3% 감소했다.

자발적으로 비정규직을 택한 이들(49%)은 절반에도 못 미쳤다. 나머지 절반 이상은 ‘당장 수입이 필요해서’(73.3%) ‘원하는 일자리가 없어서’(14.8%) 비정규직이 됐다고 답했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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