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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그라운드...폭발일보 직전?

입력
2015.05.2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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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입장에서 썩 좋은 것만은 아니죠. 아무래도 흥분을 하니깐.”

라이벌 구도가 프로야구 흥행을 보증한다고 하지만, ‘라이벌전’이 썩 달갑지 않은 감독도 많다. 긴 호흡으로 144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1,2경기 결과가 팀에 엄청난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A감독은 라이벌전에 대해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게임이다. 선수들이 ‘업’된 상태에서 경기를 하고 집중력이 상당하다. 팬들도 더 크게 반응하고 모든 플레이에 주목한다. 하지만 이런 경기에서 꼭 부상이 나온다. 작은 부분에서 오해가 생겨 상대 팀과도 감정 싸움을 한다. 감정 싸움은 다음 맞대결에서도 또 일어난다. 단기전이라면 모를까, 정규시즌에서 이런 경기가 많으면 많을수록 서로 손해다”라고 말했다.

사상 첫 10구단 체제를 맞이한 2015 프로야구. 그라운드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전통의 라이벌전과 더불어 신구 라이벌 관계가 형성돼 ‘살벌한’ 분위기가 야구장 곳곳에서 형성되고 있다. 여기에는 치열한 순위 싸움도 한 몫 한다.

27일 현재 1위 NC(27승1무18패)와 8위 KIA(23승23패)의 승차는 고작 4.5경기다. 9위 LG(21승1무26패)도 7경기 뒤져있지만 아직 96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용광로가 된 그라운드에서는 팽팽한 ‘기싸움’과 ‘충돌’이 한 창이다.

두산과 NC는 27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첨예한 신경전을 벌였다. 7회초 선두 타자 오재원이 ‘타임 요청’을 한 것이 빌미가 됐고, NC 선발 에릭 해커가 두산측에“타석에 들어가!(Get in the box)”라고 소리치며 선수들이 뛰쳐나왔다. 이 과정에서 두산의 한 선수가 해커를 향해 공까지 던지는 볼썽사나운 장면을 연출했다.

양 팀 모두 할 말은 있다. 오재원은 헤커가 이미 와인드업에 들어간 순간 자신이 타임 요청을 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래서 다시 타석에 들어섰을 때 몇 차례 가슴을 치며 손동작으로 사과를 했다. 가슴을 친 것은 ‘전적으로 내 실수’라는 의미다. 중계 방송 하이라이트 영상에도 오재원이 사과하는 모습은 나온다. 하지만 해커는 1루 땅볼로 오재원을 처리한 뒤 비아냥댔다. 욕은 아니었지만 상대가 더 큰 모멸감을 느낄 법한 행동이었다.

NC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다. 상대 벤치에서 공이 날아왔기 때문이다. 벤치클리어링(선수단 집단 몸싸움)은 기본적으로 맨몸으로 싸우는 게 원칙이다. 배트, 공, 헬멧 등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박찬호도 현역 시절 ‘손’이 아닌 ‘발’을 썼다가 비난 받은 경험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 흥분한 두산 벤치에서 한 행동은 잘못됐다. 아무리 미웠어도, 상대 투수가 크게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간 대전구장도 한 바탕 시끄러웠다. 한화 출신 이범호(KIA)가 배영수(한화)가 던진 몸쪽 공에 갈비뼈를 맞았기 때문이다. 배영수는 4회초 2아웃 이후 4번 최희섭의 허벅지 쪽에 공을 던진 데 이어 후속 타자 이범호에게는 상체 쪽으로 날아가는 직구를 뿌렸다. 또 이에 앞서 3번 브렛 필에게도 초구 직구를 몸쪽에 바짝 붙여 고의성이 다분한 피칭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한화는 전날 김경언이 KIA 선발 임준혁이 던진 공에 종아리를 맞아 엔트리에서 빠졌다. 처음에는 단순한 타박상인줄 알았다가 한 달간 재활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경언은 평소에도 종아리가 좋지 않다. 지난해에도 이 부위 통증으로 7월24일부터 8월8일까지 16일간 엔트리에서 빠졌다. 그런데 하필이면 종아리에 직구를 맞았다. 한화는 게다가 이용규가 3회말 KIA 선발 김병현이 던진 공에 맞아 극도로 예민해진 상태였다. 배영수의 사구는 곧바로 이어진 수비, 4회초에 나왔다.

대부분의 감독들은 지금의 순위싸움이 8월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상 선수들이 속속 복귀하면 더 큰 소용돌이가 그라운드를 강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 감독도 있다. 결국 그라운드는 더 뜨거워지고 기 싸움은 더 치열해질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다치는 선수나 애꿎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이 정도까지 과열될 일이 아닌 것들이 자꾸 커지고 있다”고 걱정하는 야구인들이 한 둘이 아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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