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 식량난이 이어지면서 최근 20년간 북한 주민의 4분의1 가량인 500만명이 추가로 영양부족 상태에 빠져든 것으로 추산됐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는 27일 공동 발표한 ‘2015 세계의 식량 불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2014년부터 2016년 중 북한에서 영양부족 상태에 직면한 인구가 1,0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체 인구의 41.6%에 달하는 것인데, 대지진과 내전으로 도탄에 빠진 아이티(53.3%)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47.7%)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보고서는 북한에서 영양부족 상태인 주민의 숫자가 1990년대 이후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1990년대 초반에는 영양부족 인구가 480만명(23.3%)이었으나, 2000년대 초에는 870만명(37.7%)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10년 이후에는 1,000만명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FAO는 또 올해 북한의 춘궁기 식량사정이 예년대비 크게 악화했다고 전했다. 봄 가뭄이 계속되는 가운데 연료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보리와 밀, 감자 등 봄철 식량작물 수확량이 전년 대비 18%나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FAO는 “북한의 올해 보릿고개는 예년보다 길고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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