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인공 섬 건설 놓고 긴장 고조
호주는 7월 美日과 합동훈련 계획
미국과 중국의 남중국해 충돌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산호초를 메워 건설 중인 일부 인공 섬에 이미 무기를 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인공 섬 건설 중단을 거듭 촉구하며 정찰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28일 소식통을 인용, 중국이 남중국해 인공 섬에 장거리 레이더와 대공포를 들여오고 정찰 비행도 늘리는 등 이 지역에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중국의 이번 조치가 미국 및 동맹국인 호주와의 대치 국면을 한층 고조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호주 해군과 공군이 중국의 조치에 어떤 대응책을 내 놓을 지 주목된다. 호주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중국의 인공 섬 건설은 전례가 없는 일로 그 의도가 의심된다”고 경고했다. 호주는 7월 7~21일 호주의 브래드쇼 야전 훈련장과 포그만 및 인근 해역에서 미국과 ‘탈리스만 세이버’정기 합동 훈련을 벌일 계획이다. 전체 참가 병력은 약 3만명 규모이며, 올해는 처음으로 일본 자위대도 참여한다.
미국은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 섬 건설 중단을 거듭 촉구하며 중국 반발에도 정찰과 초계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27일 하와이에서 남중국해에서 이뤄지는 모든 간척 사업에 대해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중단을 요구했다. 그는 “분쟁 지역의 군비 확장에 반대한다”며 “중국의 인공 섬 건설은 국제적인 공감대와는 동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저공 근접 정찰 활동에 대한 중국의 항의와 관련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개입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며 “국제법이 허용하는 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군사 비행과 항해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터 장관은 29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14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뒤 베트남과 인도도 방문, 다시 한번 중국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국도 물러설 기미가 안 보인다. 중국은 미군의 남중국해 인공 섬 저공 근접 정찰에 대해 “오판과 의외의 사고를 초래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연일 비판하고 있다. 중국은 26일 해군력 강화와 돌발사태 대비 등을 골자로 한 ‘중국군사전략’국방 백서도 발표했다. 환구시보는 27일 “미국의 마지노선이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 섬 공사 중단이라면 미중 남중국해 일전(一戰)은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