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프로야구 선수들은 생활 패턴이 불규칙하다. 야간 경기를 치르고 샤워 및 식사를 하면 대개 오후 11시. 홈 경기 때는 집으로 퇴근을 하고 원정이 있을 때는 종료 후 곧바로 선수단 버스에 몸을 싣는다. 제대로 된 수면 습관을 가질 수 없는 환경이다.
운동 선수는 일반인과 달리 에너지 소모가 많다. 그래서 체력 충전이 더욱 중요한데 수면 만큼 좋은 '마법의 약'이 없다. 이에 SK 컨디셔닝 팀은 같은 시간을 자더라도 수면의 질이 달라질 수 있도록 선수들에게 수면의 기술을 전파했다.
컨디셔닝 팀이 강조한 것은 총 5가지다. '수면의 환경 조성하라'(기계 전원들은 모두 Off, 긍정적 생각, 조용한고 편안한 공간 형성), '스트레칭 또는 명상하라', '밤에는 몸을 식혀라'(체온을 낮추면 더 깊고, 더 오래 잘 수 있다), '새벽 2시 이전에 자고, 아침 10시 이전에 일어나자', '낮잠의 힘을 이용하자' 등이다. 특히 낮잠은 전문 용어로 '파워 냅'(Power Nap)으로 지칭될 정도로 엄청난 효과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 이형삼 SK 컨디셔닝 코치
이형삼 컨디셔닝 코치는 "낮잠은 머리 속에 페이크를 준다. 잠시 수면 패턴을 돌 수 있게 만들어줘 20~30분만 자도 '잠을 잘 잤구나'라고 느낄 수 있다. 일반적인 수면이 밥이라면 낮잠은 홍삼드링크와 비타민과 같은 역할을 한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낮잠을 권장하는 문화가 있고, 잠 안자고 한 달 동안 낮잠만으로 버텼다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은 수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투수 박종훈은 "잠을 적당히 자면 경기에 집중이 잘 된다"며 "잠을 못 자면 누군가 몸을 바닥으로 누르는 느낌이 든다. 보통 6~7시간 정도 잠을 자는 편이다. 야구장에 나와서는 점심 식사 후 오후 12시쯤 낮잠을 30~40분 정도 잔다. 그 후 운동하며 경기를 준비한다"고 밝혔다. 또 포수 이재원은 "경기 전 10~15분만 눈감고 있어도 집중이 잘 된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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