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간판 선수도 예외 없다.
김용희(60) SK 감독이 '신사'에서 '승부사'로 강공 드라이브를 걸었다. 김 감독은 27일 인천 롯데전에 앞서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간판 타자 최정(28)을 2군으로 내리고, 최다 실책(12개) 1위 유격수 김성현(28)을 선발 라인업에서 뺐다. 이는 5연패 중인 팀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지난달 29일 박정권(34)을 1군 엔트리에서 뺀 이후 두 번째 칼을 빼든 김 감독은 최정의 2군행에 대해 "꾸준히 내보내면서 감각을 찾게 하려고 했는데 안 됐다"며 "투수 상대 하는 감도 떨어지고 어이없는 공에 방망이가 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깨) 통증도 있으니 조금 쉬면서 컨디션을 찾은 다음 2군 경기에 나서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정은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132(38타수 5안타) 1홈런 1타점에 그쳤다. 득점권 성적은 8타석 7타수 무안타 1볼넷 3삼진으로 더욱 초라했다. 잔부상에 심적 부담까지 더해진 탓에 유독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김 감독은 최정이 몸값(4년 86억원)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본인이 내색은 안 해도 신경은 쓰일 것"이라고 했다. 이번 2군행은 복귀 일정을 못박지 않았다.
김성현도 가시방석이다. 방망이는 타율 0.277로 하위 타순에서 준수한 편이지만 수비가 불안하다. 다른 팀 주전 유격수보다 실책이 두 배 이상 많다. 김 감독은 "수비율(지난해 0.965)이 괜찮았던 선수가 0.925에 그친다는 것은 기술보다 심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자신감이 떨어져 그 결과가 실책으로 나온다"고 지적했다.
김 감독은 최정과 김성현이 빠진 3루수, 유격수 자리를 박계현, 나주환, 박진만으로 돌려 막을 계획이다. 그는 "조금 돌아가야 한다"며 "지금은 1위부터 8위까지 몰려 있다. 뒤처지지 않고 꾸준히 따라가는 게 중요하다. 격차를 유지만 한다면 분명 승부수를 꺼낼 시점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김 감독의 충격 요법은 통했다. 이날 롯데를 6-0으로 꺾고 연패 사슬을 끊었다. 김 감독은 "5연패 동안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욕은 뜨거웠으나 그 부분이 그라운드에서 보여지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번 승리를 계기로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보여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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