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는 리그 최고의 유격수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사상 첫 200안타를 쳐낸 서건창(26)이 부상을 당했어도 5월 초까지는 큰 공백을 느낄 수 없었다.
김하성(20), 고종욱(26), 임병욱(20), 강지광(25) 등 젊은 유망주들이 그 공백을 잘 메워줬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신예들이 밑에서부터 계속 자라나는 넥센을 두고 '화수분 야구'라는 칭송이 자자했다.
특히 고졸 2년차 김하성은 같은 2년 차 때의 강정호보다 공수에서 낫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김하성에게서 강렬했던 4월의 흔적을 찾기는 어렵다.
개막 이후 4월까지 타율 0.326에 6홈런 16타점의 고감도 타격을 선보인 김하성은 5월 들어 타율 0.240에 2홈런 11타점으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김하성은 올해가 풀타임 첫해다. 거기에다 유격수 수비로 인한 체력 부담에다 상대의 견제까지 더해지면서 날씨가 더워지는 5월에 타격 페이스가 주춤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0일 1군에 진입한 후 4할에 가까운 맹타를 휘두르는 등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해냈던 고종욱은 지금은 타율이 0.269까지 떨어졌다. 고종욱의 최근 10경기 타율은 0.188(32타수 6안타)에 불과하다.
이처럼 강정호, 서건창의 공백을 메워줬던 선수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넥센은 다시 그 빈자리가 도드라지고 있다.
넥센은 지난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7안타를 치고도 타선의 짜임새 부족을 드러내며 10안타를 때린 삼성에 0-4로 완패했다.
최근 5연패의 부진에 빠진 넥센은 24승 23패로 7위까지 추락했다.
넥센의 최근 부진은 근본적으로는 투수진에 원인이 있다. 선발진은 에이스 앤디 밴헤켄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불안정하고 조상우-김영민-손승락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는 최근 2년 연속 세이브왕, 홀드왕을 동시 배출했던 과거의 위용을 찾기 어렵다.
추격조 역시 주축인 마정길이 부진하면서 추격의 의미를 상실한 지 오래다.
그러나 넥센은 지난해 초반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에이스 브랜든 나이트가 퇴출당하는 등 선발진이 붕괴한 상황에서도 넥센은 지난해 4월을 15승 9패로 마쳤고, 5월도 11승 13패로 선전했다.
넥센이 화끈한 타격의 팀으로 팀 색깔을 굳힌 것도 이때부터다. 마운드의 공백을 타선이 메우고도 남은 팀이 넥센이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재활 중인 서건창에 대해 "급하게 쓰지 않겠다"는 기존 태도에서 벗어나 6월 말 이전에 1군에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서건창의 회복 속도가 그만큼 빠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팀의 사정이 그만큼 어려운 것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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